미국 상원 '인플레 감축법' 처리 돌입..기후대응에 497조원 투입

장수현 2022. 8. 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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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4,300억 달러(약 558조원) 규모의 정부지출안을 담은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 처리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법안은 법인세와 부자 증세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해 기후변화 대응과 약값 인하, 에너지 안보 등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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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투표서 찬성 51표·반대 50표
건강보험에 83조 원 지원·대기업 법인세 15%↑
"미국 훨씬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 등의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상원 예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투표에선 찬성 51표, 반대 50표가 나왔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상원이 4,300억 달러(약 558조원) 규모의 정부지출안을 담은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 처리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법안은 법인세와 부자 증세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해 기후변화 대응과 약값 인하, 에너지 안보 등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해당 법안을 예비 투표에 부쳤다. 결과는 찬성 51표, 반대 50표였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 50석씩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찬성한 결과였다.

미국 상원은 투표 후 '보트-어-라마(Vote-a-Rama)'에 들어갔다. 이는 양당이 최대 20시간 동안 법안에 관해 토론한 후 수정안을 마련하면 과반이 나올 때까지 무제한 투표를 진행하는 절차다. 일반법과 달리 예산조정 법안은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가 불가능해 단순 과반만 찬성하면 통과된다.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상원 절차가 끝나는 대로 표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법안은 구체적으로는 기후 변화 대응에 3,693억 달러(약 479조 원), 처방약 인하를 위해 전국민건강보험에 640억 달러(약 83조 원)를 투자하고 대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조항 등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더 나은 재건 법안(BBB)'의 축소판이다.


중간선거 앞두고 민주당 총력전…공화당은 반대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처리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국민들은 법안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3,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9%가 법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의료보험 메디케어가 약값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엔 공화당 지지층 68%를 포함, 71%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약값을 통제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미국은 가격을 제약사 자유경쟁에 맡겨 약값이 훨씬 비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법안은 기후 위기 대처와 관련해서도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법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안은 에너지 효율적인 가전제품과 전기 자동차를 구매하는 기업·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신규 풍력발전기·태양광 패널 설치에 세금 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프린스턴대는 최근 연구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05년 대비 2030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4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법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해당 법안은) 인플레이션과 약값을 줄이고, 기후 변화와 맞서고, 재정 적자를 메우게 할 것"이라며 "미국을 훨씬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안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법인세 확대로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부담을 근로자와 소비자에 전가해 고용 위축과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미국인의 분노를 또 무모하게 세금을 지출하라는 명령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대체 무엇을 위해 수천억 달러 규모 세금을 인상하고, 무분별하게 지출하고 싶어하냐"고 비난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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