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 17위' 77년 만에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유공자'에도 후손 없어 임시 안치
11일 수유리 묘소에서 이장 진행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으로 중국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순국한 광복군 17명의 유해가 광복 77년 만에 국립묘지로 이장된다.
국가보훈처는 제77주년 광복절을 맞아 11~14일 수유리 한국광복군 합동묘소에 있는 광복군 선열 17위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한다고 7일 밝혔다.
수유리 합동묘소는 광복 후 애국선열을 위한 별도의 국립묘지가 없어 임시 안치된 독립운동가를 안장하면서 1961년 조성된 곳이다.
이들은 대부분 결혼도 하지 않은 20~30대에 순국해 후손이 없었다. 합동묘소가 조성되기 전까지 안치할 곳이 마땅치 않아 서울 조계사에 모시기도 했다.
합동묘소는 1957년 별세한 한국광복군 총사령관 지청천 장군의 옛 수유리 묘소(1994년 서울현충원 이장) 아래에 조성된 뒤 1981년까지 안장이 이뤄졌다. 현재 봉분 1기에 선열 17위가 함께 안장돼 있다.
보훈처 측은 “광복 직후에는 선열들을 모실 국립묘지가 없었고, 당시는 광복군 선열들이 독립유공자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990년 이후 차례로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았으나, 대부분 젊은 나이에 순국해 후손이 없어 70년 넘게 국립묘지로 이장되지 않았다.
이 중에는 광복되기 직전에 순국한 청년 김순근의 유해도 있다. 1945년 당시 19세 때 광복군에 입대한 김순근은 중국에서 동지들을 비밀리에 모으다 일본 경찰에 발각돼 투옥됐다. 모진 고문을 견디던 그는 조직의 비밀을 보전하기 위해 자결을 택했다. 광복군 활동 중 체포돼 베이징 감옥에서 옥고를 치렀던 백정현은 탈옥을 시도했다 실패 후 총살당했다. 중국 산시성에서 독립운동 중 일본군에 체포돼 1945년 순국한 김찬원과 1943년 중국 허난성에서 전사한 문학준 등의 유해도 안장돼 있다.
김유신, 김운백, 정상섭 등 1943년 중국 타이항산 전투에서 전사한 선열들이 많다.
수유리 애국선열 이장은 ‘다시, 대한민국! 영웅을 모십니다’라는 주제로 11일 묘소 개장과 12~13일 임시 안치, 국민 추모·참배 기간 운영에 이어 14일 합동봉송식 및 합동안장식 순으로 거행된다. 국민 추모·참배 기간은 국민이 광복군 선열을 추모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으로 12~13일에 운영한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몸을 바쳐 싸우고 희생한 독립영웅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자 ‘일류보훈’으로 가는 것”이라며 “이번 광복군 선열 17위에 대한 국립묘지 이장이 국가적 예우와 국민적 추모 분위기 속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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