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포위 훈련' 일단락..대만은 '포사격 훈련' 대응 예고

이종섭 기자 2022. 8. 7. 21: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펠로시 방문 불만에 사흘간 대규모 군사훈련 펼쳐 긴장감
'대만해협 중간선' 무력화 집중..군사 행동 일상화 가능성
대만, 상륙저지 훈련 공언..내달엔 전차 등 실사격 훈련도
대만 해군이 중국의 무력 위협에 맞서기 위해 7일 미사일 발사 모의 훈련을 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대만 육군은 오는 9~11일 대규모 포사격 훈련도 할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사흘간 실시된 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중국이 대만해협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위협적 군사행동을 일상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은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예고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대만 교통부는 7일 정오(현지시간)를 기해 중국군이 발표한 6개의 훈련구역이 효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날 오후 대만 봉쇄 훈련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알렸다.

최근 사흘간의 중국 군사훈련은 대만을 빙 둘러싼 형태로 6개의 구역을 설정해 진행됐다. 사실상 무력 통일을 가정한 대만 봉쇄 작전이었다. 멍샹칭(孟祥靑) 중국 국방대 교수는 신화통신에 “이번 훈련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 군의 전투 능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번 훈련 기간 대만해협 중간선을 무력화하는 데 집중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5일 하루 동안 무려 68대의 전투기와 군함 13척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4~6일 중간선을 넘은 중국 군용기는 모두 104대에 달한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이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중국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이 경계선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노골적으로 중간선을 넘어 대만을 위협하는 것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 방문 이후 대만이 자국 영토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중간선의 무력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은 전날 자국 군함이 해안선과 산맥이 보일 정도로 사상 가장 가까이 대만에 근접했음을 보여주는 사진을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대만을 압박하기 위한 심리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대대적 무력 시위는 일단 마무리됐지만 중국의 이 같은 군사적 행동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전쿤(馬振坤) 대만 국방대 중공군사연구소장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향후 더 많은 중국 군용기와 군함이 중간선을 넘어와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민해방군은 이를 통해 ‘뉴노멀’을 만들려 하며 그렇게 되면 분쟁 시 대만이 대응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훈련을 선례로 향후 중국이 대만을 에워싸는 비슷한 군사훈련 모델을 채택해 또 다른 뉴노멀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에 대응하는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예고했다. 대만 육군은 오는 9~11일 남부 핑둥현 인근에서 155㎜ 곡사포 78문과 120㎜ 박격포 6문을 동원한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다음달 5일부터는 AH-64 아파치 공격 헬기와 장갑차 등을 동원해 합동 실사격 훈련도 진행한다.

대만 포위 훈련은 끝났지만 군사적 긴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해사국은 지난 6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서해(중국 황해) 남부 일부 수역에서 실탄 사격을 하고, 8일 0시부터 다음달 24일까지 다롄 앞바다에서도 실사격 훈련을 할 계획이다. 이번 훈련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진행되는 것이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