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고인돌의 비명

이노성 기자 2022. 8. 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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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만년 전 인류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타임머신이 바로 고대인의 무덤입니다.

고인돌도 그 중 하나.

세계 고인돌 6만 여기 중 절반이 한반도에 분포.

경기도 강화와 전남 화순의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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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만년 전 인류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타임머신이 바로 고대인의 무덤입니다. 천마총·금관총 같은 신라 왕릉이 대표적. 고인돌도 그 중 하나. 세계 고인돌 6만 여기 중 절반이 한반도에 분포. 경기도 강화와 전남 화순의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고인돌 중 영국의 스톤헨지는 거대한 돌 80여 개가 원형으로 배열돼 고고학자들을 사로잡았는데요. 영국 과학자들은 약 4000년 전 인류가 최대 무게 9톤인 스톤헨지 사르센(sarsen)석(石)과 청회석 사암인 블루스톤(bluestone)을 어디서 구했는지 최근에서야 확인했습니다.

상석 무게 350t으로 세계 최대 규모 지석묘(고인돌)로 확인된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 전경. 김해시 제공


세계 최대 고인돌 중 하나는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2006년 구산동 택지개발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유물인데요. 덮개돌인 상석(上石)의 무게만 무려 350t.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 면적은 1615㎡에 이릅니다. 김해시가 지석묘를 복원·정비하면서 유물을 훼손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문화재청이 지난 5일 전문가를 급파해 현장조사 했더니 지석묘 아래 박석(얇고 넓적한 0.1~1m의 돌)과 박석 아래 청동기시대 문화층이 무단으로 현상변경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원형 보존’의 원칙이 무너진 겁니다.

김해시는 박석을 들어내기 전에 문화재청으로부터 허가도 받지 않았다고. 지석묘 정비 과정에서 포클레인이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는데요. 김해시는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경상남도의 현상변경 허가만 받고 문화재청 협의를 빠트렸다”고 시인하면서도 “오랫동안 햇빛·비바람에 훼손된 바닥돌을 하나하나 손으로 빼 고압 세척과 표면 강화 처리를 해 다시 그 자리에 박아넣었다”면서 중장비 동원 의혹은 부인. 문화재청은 경상남도에 제출된 정비계획과 시공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법적 조치도 검토 중입니다.

김해시는 지석묘가 발견됐을 때는 예산 확보가 안돼 흙을 다시 채워 보존하다가 2020년부터 정비에 나섰는데요. ‘빨리 빨리’ 성과를 내려다 과거를 들여다 보는 거울에 금을 낸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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