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압승..초반 기선 제압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윤승민 기자 2022. 8. 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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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표 경선 첫 주말 '74%'
이대로 굳히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왼쪽부터) 당대표 후보가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인천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의 첫 주말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74% 득표율로 독주하고 나섰다. 사실상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을 본격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대교체론’을 앞세운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생)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 재개도 주목된다.

이 후보는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지역 합동연설회 이후 발표된 제주와 인천 권리당원 투표 결과 각각 70.48%, 75.40%의 득표율로 박 후보(22.49%, 20.70%)와 강 후보(7.03%, 3.90%)를 제쳤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강원·대구·경북 경선에서도 74.81%를 얻어 6~7일 합계 득표율 74.15%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합계 득표율 20.88%, 강 후보는 4.98%였다. 2위와의 격차를 50%가량 벌렸다.

이 후보를 향한 표심은 권리당원의 강력한 지지로 풀이된다. 대선 과정에서 대거 입당한 이 후보 지지 표심이 이들 지역에서 지난 대선 경선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첫 경선 지역이 이 후보의 고향인 대구·경북과 이 후보가 지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인천이라는 점도 초반 압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인천 경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초반이다. 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 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은 초반부터 ‘어대명’ 분위기를 잡은 만큼 끝까지 같은 분위기로 끌고 가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이재명에 권리당원 몰표…97그룹은 견제만 하다 목소리 묻혀

민주당 대표 경선 - ‘강원·대구·경북’ ‘제주·인천’

대선 때 대거 입당 표심과 고향·보궐 승리 지역인 점도 영향
박용진·강훈식 후보 단일화는 여전히 견해 엇갈려 난항 예상
최고위원 경선도 정청래 등 친이재명계 후보 강세 두드러져

최고위원 경선도 친이재명계 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후보가 6~7일 합계 득표율 28.40%로 1위에 올랐다. 비이재명계인 고민정 후보가 22.24%로 뒤를 쫓았다. 친이재명계인 박찬대 후보(12.93%), 장경태 후보(10.92%), 서영교 후보(8.97%)가 각각 3~5위를 기록했다. 5명까지 최고위원이 되는 경선에서 현재까지 고 후보를 제외하면 4명의 친이재명계 후보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비이재명계인 윤영찬(7.71%), 고영인(4.67%), 송갑석(4.16%) 후보가 뒤를 이었다.

97그룹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이 후보를 견제·비판하거나 이 후보와 정책·비전 경쟁을 해보겠다고 나섰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다.

비이재명계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 ‘반이재명’ 노선을 보이는 박 후보나 비전 경쟁을 하겠다는 강 후보 모두 ‘어대명’을 견제하는 데만 주력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오히려 자기 목소리가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비이재명계 사이에선 ‘97그룹 후보 단일화’ 논의에 다시 불을 붙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로선 두 후보를 합친 득표율도 이 후보에게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두 후보가 힘을 합해 이 후보와 대결해야 그나마 주목받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다만 단일화를 바라보는 두 후보의 시각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박 후보는 전날 “(강 후보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단일화를 향한 당원과 국민의 간절한 마음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 후보를 압박했다. 강 후보는 “단일화가 본질은 아닌 것 같다. 저희가 더 많은 득표를 해야지 나머지도 가능해질 문제”라고만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두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만이 아니라 향후 차기 대선 등 정치 행보를 고려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기 위해 단일화 없이 그대로 완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당원·지지자 참석 없이 치러졌던 지역 순회 연설회도 이번 8·28 전당대회에서 재개됐다. 2018년 8·26 전당대회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지지자들 간 야유·고성·막말 등도 함께 부활했다.

강원 순회 연설회에서는 박 후보를 향해 객석에서 고성과 막말이 터져나왔다. 박 후보가 이 후보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셀프공천으로 민주당 동지들이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고 비판하자 일부 이 후보 측 당원·지지자들이 “그만해” “내려와”라고 고함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박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많은 당원들이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상황이 과열되자 사회자가 “야유와 고성을 자제해달라”고 말렸다.

대구와 제주 등에선 연설회 시작 전부터 “야유와 고성은 지양이 아니라 금지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정권 재탈환을 위해 당심과 민심의 괴리 등이 과제인 상황인데, 당내 (팬덤)정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홍두·윤승민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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