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같은' 새 광화문광장, 육조마당 비뚜름한 까닭은
잔디마당 '광화문과 일직선'
곳곳에 한글 자모음 숨겨둬
광화문광장이 지난 6일 오전 11시 재개장했다. 구조를 바꾸는 공사를 시작한 지 1년9개월 만으로, 과거 도로 한복판에 섬처럼 고립됐던 공간이 아닌 공원에 가까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를 없애 35m였던 가로 폭을 60m로 늘려 나무를 심고 분수와 벤치 등을 놓아 이전보다 다양한 공간을 조성했다고 7일 밝혔다. 참나무와 팽나무 등 76가지 수목 5024그루를 심어 총 4만300㎡ 규모인 광장에 녹지가 9367㎡ 정도를 차지한다. 광장 설계를 맡은 조용준 서울시 공공조경가는 “아직은 그늘이 적지만 해가 지날수록 숲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옛 사헌부 터를 비롯해 광장 곳곳에는 조선시대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육조거리 집터의 주춧돌과 우물 등은 직접 볼 수 있고, 보존을 위해 매몰된 담장 등은 실제 자리에 재현됐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훈민정음 28자)이 광장 어딘가에 숨겨져 있어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예컨대 한글분수 근처 바닥에는 자음 ‘ㅈ’ ‘ㅇ’ ‘ㅅ’ 3글자가 새겨져 있다.
광화문 쪽으로 조성된 육조마당은 세종대로 축에서 보면 약간 틀어진 형태로 잔디가 깔려있다. 경복궁은 원래 근정전부터 근정문·흥례문을 관통해 광화문·육조거리까지 일직선 위에 놓여있었는데 복원 과정에서 현재 광화문은 도로 축에 맞춰 틀어진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이에 광화문광장을 다시 조성하며 광화문과 마주한 육조마당만큼은 광화문과 일직선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맞춰 조성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누구나 자유롭게 쉴 수 있고 버스킹 등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해 광장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정 규모를 넘어 3일 이상 광화문광장을 이용하려는 신청 건에 대해서는 자문단 심사를 거치겠다고 방침을 정하면서 향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을 목적으로 한 경우 허가를 통한 사용이 가능하다. 집회·시위는 원칙적으로 허가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광화문광장 자문단은 소음·행사·법률·교통 등 전문가 5명을 위원으로 한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시작부터 집회 불허를 천명한 반헌법적 광장”이라고 비판했다.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은 8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사용이 허가된 곳은 광화문 쪽 육조마당(2492㎡)과 세종대왕상 앞 놀이마당(2783㎡) 등 2곳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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