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태풍도 장마도 외면..남부지방, 물이 말랐다

홍진우 입력 2022. 8. 7. 19:12 수정 2022. 8. 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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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위도 더위지만 남부지방은 가뭄이 극심합니다.

봄부터 그러더니 여름 장맛비마저 턱없이 부족했죠.

저수지 바닥은 갈라지고 강물은 녹색으로 변했습니다.

현장 카메라 홍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남부지방 가뭄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장맛비마저 비껴간 겁니다.

논과 밭은 바짝 말라가고, 저수지와 댐의 저수율은 뚝 떨어졌습니다.

폭염까지 더해지며 가뭄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논바닥이 쩍쩍 갈라졌습니다.

벼는 뿌리까지 바싹 말랐습니다.

바다를 메워 만든 간척지 논은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땅 속 물이 말라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서 벼가 견딜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겼습니다.

[현장음]
"염기 때문에 또 죽어 버려요. 물이 없어서."

장마에 태풍까지. 비 소식이 있을 때 마다 희망을 품었지만, 비는 야속하게도 비껴갔습니다.

[박호준/ 전남 신안군]
"올해는 너무 물이 없어서 저수지 물 있는 거 다 파서 올리다 보니까 더 팔 물도 없어요. 거의 90%가 (농사) 포기한 상태죠."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냈고, 물이 있던 자리는 수풀이 차지했습니다.

제가 서있는 이 곳은 저수지 바닥입니다.

물이 거의 말라버리면서 저수율은 10%대로 떨어졌습니다.

[송종수 / 경남 창녕군]
"비가 안오고 하니까 (저수지) 아래로 물이 자꾸 내려하고 하니까 물이 말라가고 있죠. 어려움이 많죠. 물도 돌아가며 대고."

광주 전남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댐 수위도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최근 태풍 송다의 영향으로 최대 200mm 가까운 비가 내렸지만 저수율은 여전히 20%대 머물러 있습니다.

가뭄 경계 단계가 유지되면서 하천 유지 용수와 농업용수 제한에 들어갔고, 지자체들은 물 절약 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최선용 / 전남 순천시]
"비가 올해 같이 이렇게 가문 것은 내가 알기론 생전에 처음이죠. 가물다 보니까 비의 소중함을 아는거죠."

올여름 장마 기간 중부지방엔 평년보다 비가 많이 내렸지만 남부지방은 평년의 절반 수준입니다.

가뭄 단계로 관리 중인 댐 11곳 중 10곳이 남부지방에 몰려있습니다.

가뭄을 해결하려면 최소 200mm 비가 더 와야 합니다.

[강민지 / 환경부 수자원정책과 사무관]
"9월, 10월 넘어서 또 가뭄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당분간 댐 긴축 운영 체제를 계속 유지할 계획입니다."

폭염까지 가세하면서 녹조도 기승입니다.

부산경남에 식수를 공급하는 낙동강.

페인트를 풀어놓은듯 온통 녹색입니다.

상수도 시설인 취수장도 녹조가 점령했습니다.

이들 지역 물을 분석한 결과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지난 2018년 부산 수돗물 취수 중단 위기까지 갔던 최악의 녹조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임희자 / 낙동강네크워크 공동집행위원장]
"수돗물 상태를 저희 시민들 스스로 확인하고 안전한지를 우리 스스로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별다른 비소식이 없는 가운데 가뭄에 대한 우려는 한층 커지는 상황, 현재로선 하늘만 쳐다보고 속 시원한 비가 내리길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카메라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이기현 김덕룡
영상편집 : 이혜진

홍진우 기자 jinu03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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