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에 94억원, 경매 신기록 세운 카드 속 '이 얼굴' 누구길래

문지연 기자 2022. 8. 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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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94억원을 기록한 온전한 모양의 와그너 카드. 오른쪽은 지난 2월 약 6억원에 팔린 절반가량 찢어진 카드. /골딘옥션 홈페이지, SCP옥션 트위터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고 낡은 카드 한 장이 거액 판매가로 또 한 번 경매 시장의 새 기록을 세웠다. 스포츠 기념품 수집가들에게 ‘성배’(聖盃)로 불리는 이 물건은 바로 미국 야구 전설 호너스 와그너의 얼굴이 그려진 희귀 야구카드다.

6일(현지 시각) 미국 스포츠 매체 ESPN 등 외신에 따르면 골딘 옥션은 전날 개인 간 비공개 거래를 통해 와그너 T-206 카드가 725만 달러(약 94억1000만원)에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는 스포츠카드 거래 사상 최고가다. 종전 기록 역시 지난해 4월 와그너 T-206 카드의 660만 달러(약 85억7000만원)였다.

/골딘옥션 홈페이지

불과 1년 만에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운 이 카드 속 주인공 와그너는 누구일까. 그는 20세기 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야구 선수다. 1897년부터 1917년까지 현역으로 뛰는 동안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8번이나 차지했으며 통산 타율은 0.349다.

또 1936년 명예의 전당 투표 첫해 최초로 헌액된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여전히 역대 가장 위대한 유격수로 꼽히며 ‘단점이 없는 선수’로 불린다.

노란색 배경에 그려진 와그너의 초상화. 특별할 것 없이 단순해 보이는 이 카드가 비싸게 거래되는 이유는 그의 명성뿐만은 아니다. 와그너 T-206 카드는 1909년 한 담배회사에서 무단으로 발행하다 와그너의 항의로 제작이 중단됐다. 때문에 애초에 제작된 수가 많지 않아 매우 희귀한 물건으로 여겨진다.

지난 4월 약 19억원에 낙찰된 와그너 야구카드 손상품. /로버트 에드워드 옥션 홈페이지

1911년까지 시중에 배포된 수는 206장으로 알려져 있다. 110여 년이 지난 현재 그 존재가 확인된 사례는 50장이 채 되지 않는다. 당시 와그너가 인쇄 중단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으나, 어린 팬들이 담배를 가까이할 것을 우려한 탓이라는 이야기가 가장 유명하다.

경매 시장에서 와그너 T-206 카드는 등장할 때마다 고액 낙찰가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4월 로버트 에드워드 옥션 경매에 등장한 카드의 경우 세 면이 잘리고 굵은 주름까지 난 손상품이었지만 무려 152만8066달러(약 19억8000만원)에 팔렸다. 그보다 앞선 같은 해 2월에도 절반가량 찢어진 카드가 SCP 옥션 경매에 나온 적 있으며, 당시 47만5959달러(약 6억2000만원)에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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