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말래도 잡히면 그만..갈 길 먼 희귀고래 보호
제주도 수족관에 17년 동안 갇혀 지낸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갔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요즘 우리 바다에서 희귀고래가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참 반가운 일인데, 전문가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왜 그런지, 조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흑범고래' 여러 마리가 물 밖으로 몸을 내밉니다.
온몸이 검고 돌고래처럼 생겼습니다.
수를 세어보니 250마리가 넘습니다.
이렇게 큰 무리가 발견된 건 17년 만입니다.
고래의 몸이 버스보다도 깁니다.
잠수할 때 꼬리를 높이 들어 올리는 '향고래'입니다.
우리 앞바다에서 향고래의 몸 전체를 촬영한 건 처음입니다.
올봄 동해에서 8종, 2300마리에 가까운 고래가 발견됐습니다.
그중에 흑범고래와 향고래도 있었습니다.
드문드문 발견되던 희귀고래들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최석관/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장 : 해양생태나 다양한 기후변화 이런 부분에 관한 내용을 확인하기에는 지금 정보가 너무 부족한 상태입니다.]
국내에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고래류는 모두 13종입니다.
해양보호생물은 '잡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 '잡히는' 건 마땅한 방법이 없습니다.
쳐놓은 그물에 걸리거나, 수심이 얕은 해변에서 못 움직이는 경우입니다.
이런 사건이 1년에 1000건이 넘습니다.
[김병엽/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장 : 서식지를 어떻게 보존하느냐가 중요하고 어구에 혼획되는 것 같은 경우는 혼획률을 줄일 대처방안이 있고요.]
일부 고래만 보호종으로 지정되다보니 혼획된 고래 상당수가 식용으로 팔려 갑니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 동해안에서만 고래류 80마리가 그물에 걸렸습니다.
이 가운데 보호종인 고래는 혹등고래 1마리뿐이었습니다.
20마리 넘는 밍크고래는 마리당 수천만 원에 팔려나갔습니다.
정부는 큰돌고래와 낫돌고래, 참돌고래와 밍크고래 등 4종을 추가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할 계획입니다.
밍크고래의 경우는 일부 지역의 반발이 있어서 보호종 지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화면제공 :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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