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훈련 끝났지만.. 대만해협 아직도 긴장감

펠로시發 봉쇄 군사훈련 종료
中, 자국 앞바다서 실사격 예고
美충돌방지 가드레일 훼손도 변수
대응 나선 대만 "9~11일 포사격"

중국군 구축함 감시하는 대만군 함정.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 영상 캡처>

대만 인근 비행하는 미사일 탑재 중국군 항공기. <핑탄 로이터=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촉발된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이 7일 사실상 종료됐다. 중국군의 대만 봉쇄 훈련이 끝나더라도 중국이 자국 앞바다 곳곳에서 실사격 훈련을 예고하는 등 대만 해협의 긴장 상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는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의 해·공역에서 4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1시)부터 7일 정오까지 실탄사격 등 각종 훈련을 진행했다.

동부전구는 7일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계획에 따라 7일 대만 주변 해상과 하늘에서 실전 합동 훈련을 계속했다"며 "합동 화력의 지상 타격과 장거리 공중타격 능력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오후 '72시간-인민해방군 실전 훈련'이란 제목의 동영상을 통해 대만 봉쇄 훈련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알렸다. 이 동영상에서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 다양한 전투기의 훈련 모습, 공중급유기 YU-20 출격, 군함 10여대 연합 훈련 등 날짜별 육해공군의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대만 교통부도 이날 정오 중국군이 발표한 6개의 훈련구역이 효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다만 7번째 훈련구역은 8일 오전 10시 효력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훈련 첫날인 4일 대만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東風)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만 해협에 장거리포를 쏟아붓는 등 화력 시위를 벌였다.

각종 전투기와 군함들도 연일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나들었다. 4~6일 중간선을 넘은 군용기가 모두 104대에 달한다. 중국과 대만의 비공식 경계인 중간선을 무력화한 것이다.

이에 대만군은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방송을 하는 한편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대만 해협에선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가 이어졌다. 동부전구는 자국 구축함이 대만의 해안선과 산이 보일 정도까지 가까이 접근했음을 알리는 사진을 6일 공개했다. 그러자 대만군도 7일 중국 싼샤댐 등 전략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슝펑-2 지대함 미사일이 경계 중인 사진과 대만 인근 해역을 항해 중인 중국군 구축함 마안산함을 근접 감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번 중국의 군사훈련을 대만을 공격하는 모의훈련으로 규정했다.

대만 해협의 긴장 상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자국 앞바다 곳곳에서 실사격 훈련을 예고했다. 다롄해사국은 "8일 0시부터 다음 달 24시까지 다롄 앞바다에서 실사격훈련을 한다"며 선박 진입을 금지했다.

롄윈강해사국도 6일부터 15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해(중국의 황해) 남부 일부 수역에서 실탄 사격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대만 육군도 오는 9~11일 남부 핑둥현 인근에서 155밀리 곡사포 78문과 120밀리 박격포 6문을 동원한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과의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가드레일'을 훼손한 점은 중국과 대만 및 미국 간 군사적 긴장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미·중 간 전구(戰區) 사령관 전화 통화 일정을 잡지 않을 것이며, 국방부 실무회담과 해상 군사안보 협의체 회의를 각각 취소한다"고 밝혔다. 군사적 대화와 협력 채널을 단절한 것이다.미국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로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대해"도발적이고 무책임하며 오판의 위험성을 키운다"고 비난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