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률 항우연 원장 "다누리, 한국 우주탐사 영역 달까지 확대"
한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달을 향한 첫 발을 내딛었다.
달로 가는 1차 관문을 통과한 다누리는 앞으로 4개월 반, 최대 약 600만㎞의 긴 여정을 무사히 마쳐야 한다. 달에 진입한 뒤에는 '달 착륙 후보지'를 찾는 등 임무도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앞으로 긴 여정이 남았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진도 최선을 다한 만큼 한국 첫 달탐사가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발사 현장을 지켜본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국내 우주개발은 지구 저궤도 약 600㎞ 내외, 정지궤도 약 3만6000㎞ 내외였다"며 "이번 임무를 통해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까지 대한민국의 우주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달로 직접 가는 방식 대신, 중력을 이용해 지구에서 최대 156만㎞ 떨어진 곳까지 갔다가 부메랑처럼 달에 진입하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을 택했다.
이 원장은 "연료를 아껴야 했기에 불가피하게 선택한 궤적이지만, 우주에서 이정도 거리의 비행을 계산한다는 건 상당한 모험이자 부담이었다"며 "연구진들이 밤을 새워 논의하고, 회의하고, 계산하는 등 당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애쓴 만큼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며 "미국 나사로부터 '이 분야에서 아주 큰 성과를 이뤘으며, 매우 우수해서 수정할 부분이 없다'는 검토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탑재체에 미국 NASA의 '섀도캠'이 탑재된 것에 대해서는 "우주 강국들과의 협업은 우리나라처럼 뒤늦게 출발하는 심우주 탐사국에는 빠른 시간 내 많은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자 지름길"이라며 "미국 유인 우주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보다 밀접히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누리 성공에 대해 "궤적 수정 기동 등 설계한 대로 달 궤도까지 무사히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을 넘어야 한다"며 "달 궤도에서 1년 이상 운영되고, 6개 탑재체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해 목표를 달성해야 완전한 성공"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과의 일문일답.
- 다누리 발사 성공 의미는?
: 달을 향한 첫 발을 내딛었다고 할 수 있다. 달까지 약 4.5개월 비행을 해야 하는 긴 여정이 남아있다. 궤적 수정 기동 등 설계한 대로 달 궤도까지 무사히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을 넘어야 한다. 또한 달 궤도에서 1년 이상 운영되고, 6개 탑재체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해 목표를 달성해야 완전한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우리 연구진이 최선을 다해 연구개발에 매진한 만큼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세계 일곱 번째로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그동안 국내 우주개발은 지구 저궤도 약 600㎞ 내외, 정지궤도 약 3만6000㎞ 내외였지만 이번 임무를 통해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까지 대한민국의 우주 영역이 확대된다.
- BLT 궤도가 흔치 않은 비행 궤적인데 성공할 것으로 보나?
: 우리나라가 지구 궤도를 벗어나 우주 공간을 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달로 가는 BLT 궤적도 통상적인 궤도가 아니다. 연료를 아껴야 했기에 불가피하게 선택한 궤적이지만 최대 비행거리가 약 600만㎞에 달하는 만큼 우주 공간에서 이정도 거리의 비행을 계산한다는 건 상당한 모험이자 부담이었다.
연구진들이 밤을 새워 논의하고, 회의하고, 계산하고, 또 했다. 최초 BLT 궤적 설계에 꼬박 7개월이 걸렸다. 당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애쓴 만큼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미국 나사로부터 '이 분야에서 아주 큰 성과를 이뤘다. 매우 우수해서 수정할 부분이 없다'는 검토 결과를 받았다. 우리 연구진이 최선을 다한 결과다. 그 이후 궤적수정기동을 포함한 최종 궤적설계를 하기 위해 약 2년의 시간이 더 걸렸다.
달 궤도까지 가는 과정에서 태양전지판, 안테나 전개 등 정상 운영을 위한 작동과 점검을 수행하고 약 4.5개월 동안 최대 9번의 궤적을 수정한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지만 그동안 축적한 위성 기술이 집약됐기 때문에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 미국 NASA와 협력의 의미는 무엇인가?
: 미국과의 국제협정을 통해 나사의 섀도캠이 탑재되었다. 우리가 섀도캠을 실어주면서 NASA는 다누리와 교신할 수 있는 심우주지상국을 통해 다누리의 위성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런 우주 강국들과 협업은 우리처럼 뒤늦게 출발하는 심우주 탐사국에는 중요한 지름길이 된다. 빠른 시간 내 많은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유인 우주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보다 밀접히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될 것이다. 우주탐사에 처음 발을 들였고, 앞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의지를 가진 대한민국에 아주 좋은 기회다.
- 한국뿐 아니라 올해 달 탐사에 나서는 국가가 있다. 달 탐사가 다시 각광을 받는 이유는?
: 올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도, 일본, 아랍에미리트 등이 달 탐사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현재 19개국과 유럽 우주국(ESA)에서 106개의 달 궤도 및 달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50년 전의 달 탐사는 일회성으로 그 자체가 최종 목표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에 인간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자원을 채굴하는 등 지속할 수 있는 목표로 바뀌고 있다.
특히 달의 남극에 물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달의 효용가치는 더욱 커졌다. 달에서 식수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물을 분해해 산소와 수소를 생산해 생존에 활용하고 화성 등 더 먼 행성으로 가기 위한 로켓 등의 연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달에는 밝혀진 희귀자원만 수십 종에 이른다. 그 중 관심을 갖는 건 바로 헬륨-3와 희토류다. 두꺼운 대기와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태양풍으로부터의 보호를 받는 지구와 달리 태양풍을 그대로 받는 달에는 약 110만 톤에 달하는 헬륨-3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 자동차, TV 등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이지만 지구에서는 생산지가 제한적인 전략자원이다.
- 달 착륙 계획은 어떻게 준비되나?
: 2031년까지 달 착륙선을 우리 발사체로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달 착륙선의 임무와 설계안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착륙선을 달로 보낼 차세대발사체 개발도 추진해야 한다. 차세대발사체는 100t급 엔진 5기와 10t 엔진 2기를 탑재한 2단 발사체로 개발할 계획인데, 2031년까지 총 1조 933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통과할 경우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차세대 발사체는 1.8t 무게의 달 탐사선을 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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