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우스' 양경원, 도대체 뉘신지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 양경원

이런 악역 캐릭터는 없었다.

배우 양경원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역대급 악역으로 등판했다.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으로 매 작품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온 양경원이 MBC 금토 드라마 ‘빅마우스’(극본 김하람, 연출 오충환, 제작 에이스토리·스튜디오드래곤·에이맨프로젝트)에서 거칠 것 없는 지능형 빌런 ‘공지훈’으로 변신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양경원은 막강한 권력과 돈으로 사람들을 더없이 하찮게 여기며 비리와 마약, 살인 사주까지 끝을 알 수 없는 악행을 일삼는 언론재벌 우정일보의 사장이자 구천시 특권층의 사조직 NR포럼의 리더 ‘공지훈’ 역을 그리고 있다.

극 중 ‘공지훈’은 구천대학병원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있지만 홀로 빠져나갔을 수도 있는 인물이다. 동시에 천재사기꾼 ‘빅마우스’에게 1천억을 사기당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양경원은 첫 등장부터 이중적인 공지훈의 민낯을 제대로 그려냈다. 여유와 살벌함을 무장한 채 “꺼! 지라! 고이! 새꺄”라는 한마디에 독특한 호흡과 리듬감을 실어 완전히 새로운 빌런 캐릭터를 만들었다.

기존에 다양한 작품에서 수없이 등장했던 특권층 빌런이지만, 양경원은 대사부터 눈빛까지 완벽하게 자신만의 색깔로 ‘공지훈’이라는 새로운 악인을 표현해냈다. 상류층에 걸맞은 스타일링부터 식스팩으로 무장한 날 선 비주얼과, 선인지 악인지 분간할 수 없는 표정과 말투까지 그의 전작들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만큼 독보적인 캐릭터와 연기력으로 예측 불가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지난 4회에서 공지훈의 존재감은 더욱 빛을 발했다. 공지훈은 박창호가 진짜 빅마우스인지 확인하기 위해 빅마우스와 마약 거래를 가장 많이 한 5명의 명단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틀리면 바로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이건 박창호 뿐 아니라 눈엣가시 같은 구천시장 최도하(김주헌 분)를 잡기 위한 동시 미끼이기도 했다. 공지훈의 계획대로 박창호는 최도하에게 도움을 청했고, 최도하는 공지훈이 건네준 가짜 리스트의 명단을 전달했다. 이후 사악함을 무장한 공지훈은 최도하에게 모든 사실을 알려주며 벼랑 끝에 선 두 사람의 최후를 확인하기 위해 구천교도소로 향했다.

여기서 양경원은 어딘가 빈틈이 느껴지기도 했던 공지훈이 누구보다 치밀하고 지능적인 방법으로 두 인물을 궁지에 모는 모습부터 그 상황 자체를 즐기는 듯한 악마 같은 본능을 드러내는 모습까지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만들어내며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이런 양경원의 활약이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드라마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떠벌이 변호사 박창호(이종석 분)가 우연히 맡게 된 ‘구천대학병원 살인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드라마다.

한편, 양경원이 출연하는 MBC 금토 드라마 ‘빅마우스’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