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구산동 고인돌' 박석 재배치..훼손이냐 복원이냐 논란(종합)

박동필 기자 2022. 8. 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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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훼손이냐 정당한 복원이냐'.

경남 김해시가 지난해 발굴 과정에서 세계 최대 지석묘(경남도기념물 제280호)로 확인한 구산동 고인돌 복원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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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지석묘 정비사업
市, 박석 수천 개 물로 씻고 옮겨
사전 협의 없어 문화재청은 반발
"지석묘와 한 세트.. 원형 훼손"
市 "전문가 협의.. 정당한 복구"

‘원형 훼손이냐 정당한 복원이냐’.

경남 김해시가 지난해 발굴 과정에서 세계 최대 지석묘(경남도기념물 제280호)로 확인한 구산동 고인돌 복원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장 관계자가 지석묘를 가리키고 있다. 지석묘(고인돌) 왼쪽에 박석이 재시공된 모습. 박동필 기자


문화재청 이청규(영남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문화재위원 일행은 지난 5일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 문화재 훼손 여부를 조사했다. 문화재청은 지석묘 주변에 있는 수천개 박석(얇은 돌)의 위치를 무단으로 옮겨 원형을 훼손했다고 봤다. 이 위원은 “상식적으로 수 천년 된 박석은 지석묘의 한 세트로 가치가 있다. 이를 옮겼다는 것 자체가 원형을 훼손한 것”이라며 “박석 아래 문화층(유물이 있을 가능성이 큰 토층)이 있어 문화재 발굴도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06년 구산동 택지개발할 때 이미 박석 아래 문화층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소한의 지석묘 주변 정비공사를 해도 원래 있던 박석은 그대로 뒀어야 했다. 굳이 정비공사를 해야 한다면 하천 범람으로 사라진 박석의 빈 공간만 새로 채워넣는 식으로 해야지 박석을 들어내는 공사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화재위원들이 지난 5월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이미 공사를 하고 있었지만 그 때는 박석을 손대지 않았다”며 “우리가 현장으로 간 것은 김해시가 정부에 지석묘를 국가사적으로 해달라고 신청했기 때문인데, 그러면 수천년 된 문화재의 원형을 보존해야지 왜 급하게 공사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앞으로 일정을 묻는 질문에 “훼손된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문화층이 얼마나 있는지 등을 조사해야 한다. 현장을 어떻게 복구할지는 그 다음 문제다”고 말했다.

학계는 박석 규모로 볼 때 지배계층의 묘역으로 추정해왔다. 박석의 직경은 10㎝부터 1m에 이른다.

김해시는 7일 이 문제와 관련, 입장문을 내고 문화재 일부 훼손 사실을 인정했다. 2020년 6월부터 시작된 지석묘 발굴과 정비작업은 오는 11월까지 예정돼 있다. 시 관계자는 “지석묘 주변 박석 제거와 재설치는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화재청과 협의한 후 시행해야 하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문화재 시굴 발굴 조사와 전문가 자문의 복원정비계획 수립, 경남도 현상변경허가를 받아 정비사업을 시행했다”며 “4개 구역에 산재한 박석을 세척 강화 평탄처리한 뒤 재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사시대 원형 복원을 위해 수작업으로 박석을 보존 처리해 장비를 사용한 훼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인 복원이라는 주장이다.

시는 향후 문화재청의 조치사항에 따라 관계 전문가 협의와 자문을 거쳐 복원정비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석묘의 국가사적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구산동 고인돌은 2006년 구산동 택지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체를 확인했지만 추후 발굴키로 하고 흙으로 덮었다. 학계는 당시 상석 아래에 무덤이 있으면 지석묘, 없으면 선사시대 지배층의 제사장소 등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발굴 과정에서 상석 하단부에 목곽묘를 확인, 세계 최대 규모 지석묘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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