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으로 최소 32명 사망.. 전면전 확대될까
최근 팔레스타인 내 무장단체들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여온 이스라엘이 테러 예방을 명분으로 가자 지구를 공격하면서 사흘째 무력 충돌이 지속되고 있다. 이 지역 최대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개입 여부에 따라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AFP통신 등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간의 무력 충돌이 지난 5일부터 사흘째 이어지면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주민 3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는 215명 가량으로 추산됐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 올해초부터 이어진 무장단체들의 공격에 대응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공격에 따른 사망자가 늘자 이스라엘은 테러 단체 주요 인사들에 대한 체포 작전을 강화해 지난 2일 요르단강 서안에서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의 고위급 지도자인 바사미 알-사아디를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PIJ 측은 “이스라엘 도시들이 저항의 로켓에 무너질 것”이라며 복수를 다짐했고, 이스라엘은 테러 예방과 PIJ와 관계된 시설 파괴를 명분으로 지난 5일 전투기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이스라엘이 PIJ에 대한 강도 높은 공세를 벌인 데는 정치적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11월 선거에서 연임을 원하는 야이르 라피드 임시 총리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강경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이스라엘 내부의 압박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라피드 총리는 이번 공습 이후 성명에서 “누구든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자들은 우리가 찾아낼 것”이라며 강한 목소리를 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들은 이번 사태가 그의 리더십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PIJ에서는 최고위급 지휘관 2명을 포함해 약 15명의 조직원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PIJ 거점들을 공격해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모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원 20여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PIJ 측은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겨냥해 로켓 400여발을 쏘며 반격했으나, 다수는 이스라엘군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에 요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이번 충돌은 지난해 5월 팔레스타인에서 250여명, 이스라엘에서 13명이 숨진 ‘11일 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예고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가디언은 이스라엘과 PIJ 사이의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지 여부는 지난해 전쟁의 타격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하마스의 개입 여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PIJ는 하마스와 비슷한 노선을 걷지만 독립된 세력이다. 하마스는 아직 전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 현재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을 지원하는 이란은 강력한 저항을 이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이집트는 하마스가 전투에 뛰어들지 않도록 중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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