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면 드시길" "불쌍해서 어떡해".. 이천 화재참사 희생자 발인

송동근 2022. 8. 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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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과 희생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나이팅게일 정신을 실천하신 진정한 영웅입니다."

경기 이천시 학산빌딩 화재 현장에서 끝까지 환자를 돌보다 숨진 간호사 현은경(50)씨와 다른 희생자들의 발인이 엄수된 7일 이천시의료원 장례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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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과 희생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나이팅게일 정신을 실천하신 진정한 영웅입니다.”

경기 이천시 학산빌딩 화재 현장에서 끝까지 환자를 돌보다 숨진 간호사 현은경(50)씨와 다른 희생자들의 발인이 엄수된 7일 이천시의료원 장례식장. 이날 오전 9시35분쯤 현씨의 유족·지인, 동료 간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이 진행되자 탄식과 함께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 5일 경기도 이천시 학산빌딩 화재 당시 투석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 숨진 간호사 현은경 씨의 발인이 7일 경기도 이천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잠시 뒤 현씨의 딸이 어머니의 영정 사진을 안고 빈소에서 나왔고 관이 영구차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은 통곡 소리로 가득 찼다. 현씨는 지난 5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숨진 5명 중 1명이다. 그는 당시 거동이 불편한 60∼80대 환자들을 마지막까지 대피시키려다가 정작 자신은 챙기지 못한 채 영원한 별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길을 떠나는 어머니가 영구차에 실리자 현씨의 아들은 “엄마, 엄마∼”를 목놓아 불렀다. 20여년간 간호사로 묵묵히 일하며 남편과 함께 두 아이를 키운 현씨는 평소 본인이 힘든 순간에도 내색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열 속 발인을 곁에서 지켜보던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환자의 생명을 지켰던 현 간호사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의사자로 인정되도록 노력하고, 12일까지 전국 16개 시도 지부별로 추모 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7시부터 숨진 환자 3명의 발인도 이어졌다. 불이 난 건물 4층 열린의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다 희생된 70대 여성 A씨를 시작으로 10분∼2시간 간격으로 마련됐다. 빈소가 늦게 차려진 80대 남성 1명은 8일 오전 발인식이 열린다.

유족들은 각각 빈소에서 종교 제례 등 저마다 발인 의식을 치르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오전 7시30분쯤 A씨의 관이 운구자들의 손에 들려 나오자 고인의 남편은 탄식과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투석을 받다 희생된 60대 남성 B씨의 유족들도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서럽게 탄식했다.
경기도 이천 병원 화재 당시 끝까지 환자를 지키다 사망한 고 현은경 간호사 발인식이 7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제공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비롯해 연기가 3층에서 4층 병원으로 유입된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누전 등 전기적 요인과 함께 작업자 과실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불은 건물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발화했으나 짙은 연기가 바로 위층의 투석 전문병원으로 유입되면서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 간호사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헌신한다’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그대로 실천한 진정한 간호사로 기억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현 간호사의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대기 비서실장과 안상훈 사회수석을 희생자들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 보내 조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같은 날 빈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에게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천=송동근·강승훈 기자,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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