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에 붉은 장미꽃 든 광주 시민단체.. "미얀마 민주항쟁 응원한다"

7일 오후 광주 유스퀘어(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민단체 단체가 미얀마 군부의 민주화인사 사형 집행을 규탄하고 민주항쟁을 지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고귀한 기자.

“끝나지 않은 미얀마 민주항쟁, 광주가 응원한다. 함께한다.”

광주 시민단체가 오는 8일 34주년을 맞는 미얀마 8888항쟁을 기념해 최근 이뤄진 미얀마 군부의 민주화 인사 사형 집행을 규탄하고 민주항쟁을 지지했다.

미얀마광주연대와 미얀마의봄청년회,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광주모임 등 50여명은 7일 오후 광주 유스퀘어 광장(종합버스터미널)에서 미얀마 8888항쟁 34주년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는 세계시민의 일원으로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종식 등 전 세계 군사, 권위주의 세력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데 앞장설 것이다”고 강조했다.

8888민주항쟁은 1988년 8월8일 버마(현 미얀마)에서 군부정권에 반대해 일어난 민중항쟁이다. 평화적인 시위로 시작했으나 신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대학생과 시민, 승려를 포함한 수천여명이 숨을 거뒀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규탄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붉은 장미꽃을 들어 보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단체는 “2022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해)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민간인을 살해하고 100여명이 넘는 미얀마인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오월 광주가 있기까지는 광주를 도운 세계 시민이 있었고, 광주가 쟁취한 명예회복의 역사는 미얀마 민중에게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돼 왔다”면서 “미얀마 민중들이 외롭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체는 러시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이들은 “러시아 푸틴 정부는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성명 채택을 반대하고, 에너지·방위 분야를 중심으로 미얀마 군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런 행보는 국제사회의 바람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얀마 군부는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살상 무기를 시민방위대, 여성, 어린이, 소수민족을 가리지 않고 자국민을 학살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미얀마 민중들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미얀마 각지와 외국에서 러시아아의 미얀마 군부와의 밀월과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행동을 이어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단체는 “미얀마 민주항쟁을 응원하고 끝까지 돕겠다”며 “정부와 국제사회는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