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소리나는 세종 집값의 추락.."규제지역 해제" vs "제자리 찾기"

문승현 기자 2022. 8. 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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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강남' 수루배3단지 40평대 13억→9억 5000만원
집값 우하향 추세 확연.. 지난해 7월부터 54주 연속 하락
세종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대전일보DB]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한가를 치던 공동주택단지에서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집값 통계 수치는 파랗게 질렸다. 정치권의 '행정수도 세종 완성론'에 힘입어 아파트 매매가격이 44.93%, 전세가격은 무려 60.60% 상승하며 전국에서 '나홀로 폭등장'을 구가한 2년 전과 비교하면 영 딴판이다. 1년여 마이너스 행진 중인 세종 집값을 두고 기형적인 급등 이후 바닥을 다져가는 자연스러운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망과 함께 금리인상 등 외부기제에 의한 급격한 심리 위축과 하락장 장기화는 시장 불안정을 키워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분기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세종 도담동 도램마을15단지(현대힐스테이트) 84.94㎡(34평) 한 채가 이달 1일 6억 5000만원(10층)에 매매됐다. 1년 전 8억 7500만원(9층)에 거래된 평형대다. 올 들어 7억원대로 가격이 내려앉더니 6억원대로 추가 하락했다. 이곳은 인근에 학교가 있고 정부세종청사와 가까워 주요단지로 꼽힌다. 세종지역 대장아파트 중 하나로 59.93㎡(26평) 타입이 주를 이루는 새롬동 새뜸마을10단지(더샵힐스테이트) 59.93㎡ 한 채는 7월 29일 5억 9600만원(15층)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6월 매매가 7억 3000만원(16층)에 견줘 1억 3400만원 빠졌다. 이 아파트는 주변으로 세종에서 가장 발달한 학원가를 끼고 있어서 선호도가 높다.

'세종의 강남'으로 불리는 반곡동의 대장주 수루배마을3단지(리슈빌더리버) 102.62㎡(40평) 아파트는 지난해 6월 13억원(11층)으로 최고가를 찍었지만 올 7월초 9억 5000만원(20층)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가격이 1년 만에 3억 5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세종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10-20%가량 집값이 내렸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매매가 거의 없는 가운데 급매로 나온 물건이 하락거래되면서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관망세가 퍼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하향세는 통계상으로 또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7월 말부터 올 8월 첫째주까지 54주 연속 내림세를 타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6월(-0.10%) 하락 반전해 올해 6월(-0.81%)까지 13개월 내리 가격이 떨어졌고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0.78%, 올해는 6월 현재까지 4.44% 마이너스다. 부동산 시장 상황과 심리를 반영하는 거래량은 반토막에 가깝다. 국토부의 6월 '주택통계'를 보면 상반기 기준 세종의 주택매매거래량은 지난해 3261건에서 올해 1721건으로 47.2%(1540건) 크게 줄었다. 6월 한달 거래량은 199건에 그쳤다.

뜸한 거래에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5일 현재 세종 아파트 매물(매매+전세+월세)은 8733건(매매 5280건)으로 1년 전 5768건(매매 3966건)과 비교해 51.4%(2965건) 불었다. 매매 물건도 33.1%(1314건) 늘어 적지 않은 적체 폭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물론 지역사회에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세종의 3중 규제를 풀어 시장에 숨통을 틔워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부동산 규제를 무마하기 위한 명분으로 과거 집값이 크게 뛴 세종을 같이 옭아매려는 경향이 있다"며 "금리인상이라는 집값 하방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고 웬만한 호재는 선반영된 만큼 세종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더라도 예전처럼 집값이 널뛰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집값 상승장 이후 거품이 빠지는 하락장은 당연한 귀결이므로 정책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조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2019년 3억 초·중반이던 세종 아파트값이 2020년 말 두배 가까이 치솟고 작년에는 7억 중반까지 올라갔었다"며 "최근 집값 하락 흐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가격을 낮춘 급매물 거래에 근거해 대세하락으로 과장하는 측면도 적지 않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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