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가격 폭등에 상추쌈 싸먹기도 겁난다"

정유미 기자 2022. 8. 7. 14: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 자급자족 '홈가드닝' 매출 큰폭으로 증가
LG전자, 식물재배용 '틔운 미니' 대여서비스 인기
"마감시간 30~50% 할인 채소로 알뜰 장보기 늘어"

서울 강남 개포동에 사는 주부 최모씨(53)는 매일 밤 9시가 넘어서야 동네 슈퍼에서 장을 본다. 상추와 오이에 배추 등 신선도가 떨어진 채소류이지만 30~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요즘 자주 사는 채소류는 오이와 파프리카, 상추, 쌈채소, 야채 샐러드 등이다. 최씨는 “고물가에 안 오르는 식재료가 없다고 하지만 여름에 상추쌈조차 맘 편히 먹지 못할 만큼 가격이 폭등했다”며 “문을 닫기 전 장을 봐야 4000원짜리(3개들이) 오이를 1800원에, 5000원 하는 상추(200g)는 3400원에, 샐러드는 2000원에 그나마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폭염과 장마로 연일 채소값이 치솟으면서 알뜰 장보기로 밥상을 챙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당일 선도가 떨어진 식재료를 싸게 구입하는 등 한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집에서 채소를 직접 키워 먹는 이들도 적잖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홈가드닝 관련 매출이 지난 7월 한달간 전년 동월 대비 크게 늘고 있다. 씨앗·모종(방울토마토, 상추 등)과 원예공구(모종삽, 원예가위 등)는 각각 20% 이상, 배양토는 5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특히 적상추와 청상추, 루꼴라 씨앗 상품이 인기가 많다. 허브나 쌈채소류를 간편하게 키울 수 있도록 미니화분과 배양토, 허브 씨앗이 포함된 ‘텃밭세트’ 상품도 잘 나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주중이건, 주말이건 신선식품을 영업 마감시간대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는 주부들이 부쩍 늘었다”며 “홈가드닝 으뜸 대형마트로 주목을 받으면서 잎채소를 자급자족하는 고객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G마켓은 최근 한 달(7월4∼8월3일) 동안 텃밭 가꾸기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씨앗과 모종 판매량이 41% 늘어난 가운데 특히 대파(77%)와 쪽파(420%), 상추(42%), 배추(13%) 등이 많이 팔렸다. 홈가드닝 소품은 183%, 재배기(650%)와 수경재배기(60%)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집에서 채소를 키워먹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LG전자는 최근 식물 재배용 생활가전 ‘LG 틔운 미니’를 편의점 CU에서 단기 대여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LG 틔운은 꽃, 채소, 허브 등을 손쉽게 키우고 즐길 수 있는 생활가전으로 지난 3월 크기와 가격을 낮춘 LG 틔운 미니를 선보였다. 대여는 스타트업 ‘어라운더블’이 운영하는 ‘픽앤픽’ 앱에서 35·70·95일 가운데 원하는 기간을 선택하면 된다. 대여료는 하루 500~900원 수준으로 씨앗키트는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채소값 폭등에 집안에 작은 텃밭이나 화분을 두고 직접 채소를 키워 먹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며 “대형마트나 동네 슈퍼마다 식재료를 1+1 등 할인상품으로 찾는 주부들도 많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보면, 농산물 물가는 지난해 동기보다 8.5% 상승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6.3%)을 웃돌았다. 특히 채소류의 가격 상승률이 25.9%로 높았다. 배추 가격은 1년 새 72.7%나 뛰었고 오이(73.0%), 시금치(70.6%), 상추(63.1%), 파(48.5%)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대부분의 채소류 가격이 폭등해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선보이고 있는 홈가드닝 관련 상품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홈가드닝 관련 매장 모습. 롯데마트 제공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