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진칼럼]낸시 펠로시 의전 논란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2022. 8. 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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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단 세 번을 제외하고는 득표율 80% 이상으로 당선된 18선 하원의원이다.

그런데 세간에서는 펠로시가 통상적인 '권력'이 없는 입법부의 의원이고, 또 상원이 아닌 하원의 의장이라고 해서 대통령, 부통령만큼 중요치는 않은 인사로 보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번 펠로시 방한 의전에 관한 우리 정부의 방침이 혹여 국방 예산 포함 미국 정부 예산에 관한 하원의장 펠로시의 영향력을 간과하고 정해진 것은 아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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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사진=김화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단 세 번을 제외하고는 득표율 80% 이상으로 당선된 18선 하원의원이다. 1940년생이니 올해 82세다. 47세 때 늦게 정계에 입문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같은 인물들을 필두로 민주당 의원들의 진보성향이 점점 강해지는 상황에서 중도 균형자 역할을 한다. 그러나 2019년 하원의 트럼프 탄핵을 이끌어낸 데서 보이듯이 필요하면 단호한 인물이다.

지난 주 펠로시 의장이 방한했을 때 공항 의전과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논의와 해석이 분분하다. 주로 외교적인 이유가 변수가 되었다고들 풀이한다. 이는 보는 이의 시각과 국제관계에 대한 입장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어서 사실 정답이 없다.

그런데 세간에서는 펠로시가 통상적인 '권력'이 없는 입법부의 의원이고, 또 상원이 아닌 하원의 의장이라고 해서 대통령, 부통령만큼 중요치는 않은 인사로 보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미국 연방하원은 2년 임기 435인의 의원으로 구성된다. 연방상원은 6년 임기 100인의 의원으로 구성된다. 일단 외관상 상원이 훨씬 중요한 기구다. 실제로도 상원의 권한이 하원보다 더 크다. 고위직 상원 인사청문회가 상원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이 하나 있다. 정부의 세입과 세출이다. 즉, 예산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을 편성하고 승인하는 권한은 상원이 아니라 사실상 하원에 있다. 정부 예산에 관한 미국 헌법의 내용이 모호해서 이는 관습헌법으로 내려온다.

그래서 하원의 세출위원회는 의원들 사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보직이다. 세출위원회 위원장이 직접적으로는 가장 강력한 인사다. 그러나 전체 예산은 결국 하원의 전원회의가 법률로 의결한다. 하원의장의 보이지 않는 파워는 엄청나다. 그래서 관점에 따라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펠로시 의장이 미국의 최고 권력자다.

'찰리 윌슨의 전쟁'(2007년)이라는 영화가 있다. 실화 소재다. 톰 행크스와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지만 별 재미는 없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다. 텍사스주 출신 찰리 윌슨 하원의원이 소련과 싸우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CIA를 통해 예산을 지원해 주는 스토리다. 할리우드 영화이기는 하지만 하원 세출위원회의 일개 의원이 당초 책정된 아프간 지원 예산을 무려 100배까지 증액시키는 모습이 그려진다. 윌슨은 일이 어려울 때 하원 의장의 직접 지원을 끌어내서 돌파한다.

펠로시 의장이 이번에 섭섭하게 다녀갔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펠로시 경지의 노회한 정치인들은 모두 포커페이스에 입이 무겁다. 특히 대외관계에서의 의전에 관한 개인 감정은 절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다른 방식으로 표시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바로 "한국이 대접을 소홀히 해서 기분이 상했다"는 식의 말을 할 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이번 펠로시 방한 의전에 관한 우리 정부의 방침이 혹여 국방 예산 포함 미국 정부 예산에 관한 하원의장 펠로시의 영향력을 간과하고 정해진 것은 아니었기를 바란다. 이번처럼 응대해도 어쩔 수는 없지만 20년 만의 미국 하원의장 방문을 백분 활용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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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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