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무인도에서 '22년'만에 멸종위기종 솔개 가족 발견
국가보호지역인 남해 무인도에서 멸종위기종 솔개의 번식이 22년 만에 처음 확인됐다.
7일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지난 5월에서 7월까지 ‘특정도서 봄·여름철 정밀조사’ 결과 경남 남해군과 고성군에 있는 국가보호지역 지정 무인도 2곳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솔개의 번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솔개의 번식지가 관측된 것은 1999년 거제도 인근 지심도, 2000년의 부산 남구 용호동 이후 22년 만이다. 솔개는 수리과에 속하는 맹금류로, 매우 적은 수가 한반도 남부 도서 지역의 산림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남해군 특정도서에서 발견된 솔개의 둥지는 곰솔(소나무의 일종)의 13m 높이에 있는 가지에 지름 90㎝ 정도의 접시 모양이었다. 둥지에서는 부화한 지 약 2주쯤 지난 것으로 보이는 새끼 2마리도 발견됐다. 고성군 특정도서에서도 솔개의 둥지와 함께 어느 정도 성장해 둥지를 떠난 새끼 새가 확인됐다.
‘특정도서 정밀조사’는 섬에 사는 생물을 조사하고, 자연 훼손 요인 등을 분석해 보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06년부터 모든 특정도서를 대상으로 10년 단위로 실시하는 조사다. 올해는 경남 남해·하동·사천·고성 일대의 소청도, 문래섬, 오동도 등 22개 특정도서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에서는 솔개 이외에도 수달, 매, 수리부엉이, 구렁이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총 8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환경부는 지난 2000년부터 무인도서 중 자연경관이 뛰어나거나,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 야생생물의 서식지·도래지로 보전할 가치가 있는 곳을 특정도서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특정도서에서는 건축물의 신·증축, 가축 방목, 야생생물의 포획·채취 등 행위가 금지된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국가보호지역이 멸종위기종의 안정적 서식지로 역할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성구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국가보호지역이 조류를 비롯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안정적인 서식지와 번식지로 역할을 하는 것이 다시 확인된 만큼 특정도서의 보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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