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가상자산, 실제 쓰일 수 있도록 변해야"

이정수 기자 2022. 8. 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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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업계 변화 예측 어렵지만 유용하게 변해야"
"이더리움 내 영향력 행사하고 싶지 않아.. 앞으로도 줄일 것"
10년 후 가상자산 산업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가상자산이 사람들의 믿음에 기반하기보다는 실제로 유용한 것으로 바뀌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가 거래 과정에서 요구사항을 바로 처리할 수 있는 등의 방식으로 확장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창립자

비트코인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가상화폐로 꼽히는 이더리움의 비탈릭 부테린 창시자는 6일 오후 ‘이드서울(ETH Seoul) 2022′에서 주최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확장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가상자산의 대중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가 지난 2015년 선보인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현재 이더리움은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 중 비트코인에 이어 2위(약 272조원)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을 이용한 송금 시스템이라면, 이더리움은 코딩 언어, 결제, 애플리케이션까지로 확장한 하나의 생태계로 볼 수 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창립자가 6일 오후 이드서울(ETH Seoul)이 주최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 /줌(Zoom) 캡처

이더리움은 현재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인 ‘더 머지(The Merge)’를 진행하고 있다. 업그레이드의 주요 내용으로는 이더리움 채굴 방식의 변화다. 이더리움 채굴은 현재 작업증명 방식(PoW· Proof of Work)을 택하고 있다. 이는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이용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사람들에게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생성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식이다.

다만 PoW는 사용자 및 거래량이 급증하면 막대한 전기 사용량, 네트워크 수수료 등이 드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이더리움은 PoW 방식을 지분증명 방식(PoS· Proof of Stake)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PoS란 가상화폐 보유량에 따라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알고리즘을 의미한다. 부테린은 앞서 PoS 전환을 통해 사용되는 에너지의 99% 이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해왔다.

다음은 부테린과의 일문일답.

가상자산 업계에 뛰어든 지 10년이 넘었다. 그 동안 달라진 생각이 있는가.

“지난 1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는 요즘 ‘비금융 거버넌스(non-financial governance)’에 대해 많이 언급했다. 이는 경제적으로 안전함과 동시에 공격에 취약하지 않는 거버넌스 프로토콜을 만들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 나는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결국엔 금융의 색채가 덜한 형태의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후에 가상자산 업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궁금하다.

“10년 후 가상자산 산업의 모습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10년 뒤에는 가상자산이 보다 유용한 것으로 변해야 한다고 본다. 가상자산에 대한 믿음만 있는 것이 아닌, 실제로 유용한 것으로 변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확장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믿는다. 확장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더리움 업그레이드에는 작업증명(PoW)를 지분증명(PoS)로 바꾸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업그레이드 이후에도 PoW 채굴은 계속될 수 있는데, 이것이 새로 등장할 이더리움 2.0에 타격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더리움 채굴자들은 이번 PoS 전환에 협조적이었다. 이더리움 생태계 또한 (전환 소식에) 통합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것이 방해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다만 어떤 일이 일어나든 사람들이 돈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몇 년 전 이더리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나 없이도 이더리움 프로젝트는 차질 없이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프로젝트다. 만일 내가 이 프로젝트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이더리움의 가치를 해칠 것으로 믿는다. 또한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더리움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있다. 이전에는 내가 리서치의 절반 정도를 담당했다면, 현재는 12명 정도가 리서치 팀에서 근무 중이다. 이더리움은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탈중앙화 됐으며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다.”

최근 관심 깊게 보고 있는 사업 분야가 있는가.

“최근 흥미 있게 보고 있는 분야는 ‘신원(identity)’ 분야다. 이더리움 지갑을 이용해 가입한 후, 신원을 확인 받는 등의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또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에 대해서도 흥미도 갖고 있다. DAO는 어떤 산업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최근 생명 연장과 과학 분야 외에도 및 특정 국가나 도시를 위한 DAO도 등장했다. 한 분야에 열정을 갖는 사람들이 모이면 DAO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DAO란 임원이나 경영자가 아닌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통해 의사를 결정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말씀을 나누게 돼 즐거웠다. 향후 5년 간의 이더리움의 행보를 기대해달라. 재밌는 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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