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인 듯, 모네 아닌' AI 그림..예술적 가치 있을까?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현재 AI가 그림을 그리는(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풍경 사진 같은 기존 이미지를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나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같은 명화 스타일로 바꿔 주는 방식이다. 색감, 질감 등 형식은 명화에서 잡아내고 전체적인 구도나 사물의 형태 등 내용은 풍경 사진에서 찾아 이 둘을 조합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공신경망의 일종인 '데이터 쌍을 이용한 생성 모델(GAN)'을 이용해 명화에 가까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해내는 방식이다. 기존의 AI 지도학습은 입력값(풍경 사진)에 대한 출력값(명화 스타일로 변환된 그림)의 정답을 가르치는 방식이었지만 GAN은 두 대상 이미지의 공통 특성을 스스로 분석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다.
GAN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네트워크와 이 이미지를 판별하는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 클로드 모네 화풍의 이미지를 생성하도록 만든 AI를 예로 들면 한쪽 인공신경망에서는 모네의 그림과 비슷한 이미지를 생성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 이미지가 실제 모네가 그린 그림인지 아닌지를 판별한다. 두 네트워크가 경쟁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한쪽은 점점 더 엄격한 기준으로 그림의 진위 여부를 판가름하게 되고, 그럴수록 다른 한쪽은 더 진짜 같은 모네 그림을 생성하게 되는 원리다.
주목할 것은 AI가 생성해낸 이미지들은 진짜 모네가 그렸을 법한 그림이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진짜 모네 그림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형식, 기법 등 측면에서 보면 '완벽한 모방'에 가까운 셈이다.
최근에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특정 단어를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를 조합해 새로운 그림을 생성해내는 AI도 등장했다. 카카오의 AI 전문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AI '민달리(minDALL-E)'가 대표적이다. 민달리는 작품을 묘사하는 내용의 작품명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그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생성해낸다. 물론 텍스트와 부합하는 다양한 이미지를 사전에 학습했다. 이 역시 모방의 조합이다.
또 표현 방식에 있어 AI는 독창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모방이라고 할지라도 예술가들은 모방을 통해 전에 없던 새로운 표현 방식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반면, AI는 모방하는 행위 그 자체를 사람보다 더욱 정교하게 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AlphaGo)'가 바둑 게임을 통해 딥러닝 기술의 수준을 입증한 것처럼 AI가 내놓는 그림은 아직까진 예술 작품(작가만의 고찰을 통해 탄생한 독창적인 형태의 연구 결과) 그 자체보다는 AI의 기술 수준을 보여 주는 근거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AI는 패션, 마케팅,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는 AI가 명화들의 특징을 학습해 이미지를 생성해내는 만큼 좋은 그림의 다양한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충분히 예술 작품이 주는 만족감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적어도 AI 화가가 '파블로 피카소가 21세기를 살아간다면 어떤 그림을 그릴까?' 같은 재미있는 상상을 해볼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만은 확실하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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