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대화 필요", 北 안광일 "여건 조성돼야"..'냉랭한 남북'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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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남북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식석상에서 첫 조우를 했다.
이에 ARF를 계기로 남북 외교당국 간 '조우'가 이뤄지고 '무력시위 자제' '대화 복귀 촉구'와 같은 메시지가 북측에 직접 전달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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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뉴스1) 노민호 기자 = 캄보디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남북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식석상에서 첫 조우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냉랭한 현 주소를 재확인하는 씁쓸함을 남겼다.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중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 안보협의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이 언제든지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서다.
이에 ARF를 계기로 남북 외교당국 간 '조우'가 이뤄지고 '무력시위 자제' '대화 복귀 촉구'와 같은 메시지가 북측에 직접 전달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행히 남북간 조우는 이뤄졌다. 지난 4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 대신 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프놈펜에 도착한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박진 외교부 장관과 환영 만찬장에서 만난 것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장관이) 안 대사와 두 번 조우했다"며 "만나서 반갑고, (안 대사가) 아세안 전문가로서 합리적이라는 분이라고 들었다, 최선희 외무상이 새로 취임했는데 축하를 전해달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박 장관이 "최 외무상과 만나길 기대한다, 조건 없는 남북 대화가 필요하다"라는 얘기도 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비핵화 대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도 말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박 장관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한 우려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환영 만찬을 계기로 한 짧은 만남이었고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없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박 장관의 '남북 대화 필요성' 등의 발언에 안 대사는 일단 경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대화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사실상 '불가'라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안 대사는 아주 짧게 대답을 했다"며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취지로 짧게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이 미국 등의 핵위협에 대응한 '자위권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미중패권 경쟁 격화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의 영향으로 '북중러 3국 공조' 공고화에 외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결국 이번에 안 대사의 발언도 일련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발언은 2018년 자신들이 비핵화 조치를 취했음에도 미국이 그에 대한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북측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안 대사는 5일 ARF 외교장관회의 종료 후 취재진과 마주친 자리에서는 아예 "(박 장관을) 만난 적도 없다"라고 의도적으로 부인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안 대사는 '만난 사진이 있다'라고 취재진이 재차 묻자 "아무 말도 안 했고 만날 생각도 없다"라고 다시 잘라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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