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출동해보니 아들·딸·손자..미 소방관 눈앞서 가족 10명 잃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네스코펙 주택에서 5일 화재가 발생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0명이 숨졌다. AP·연합뉴스

소방관의 딸과 아들, 손자 3명, 장인, 처남 등 가족과 친척 참변

미국에서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이 뒤늦게 자녀들이 머물던 친척 집인 것을 알아채고 필사의 진화에 나섰으나 눈앞에서 가족 10명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AP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작은 마을인 네스코펙 이층 주택에서 5일(현지시간) 오전 2시 30분쯤 불이 났다. 한밤중 앞쪽 현관에서 시작된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번졌고, 대부분은 대피하지 못했다. 집에는 네스코펙 지역 자원 소방관인 해럴드 베이커(57)의 자녀와 손자를 비롯해 처가 가족까지 14명이 여름을 맞아 가족 모임을 하던 중이었다.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은 5, 6, 7세 어린이 3명과 10대 후반부터 70대 후반에 이르는 성인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성인 3명은 피신했고, 1명은 신문 배달을 위해 외출한 상태였다. 사망자는 베이커의 딸과 아들, 손자 3명, 장인, 처남 등 가족과 친척이었다.

AP통신과 WP 등에 따르면 베이커는 현지 언론에 “처음 신고를 접수했을 때는 주소가 친척 집 옆집이었지만, 소방차가 출동해서 현장에 도착하니 친척 집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며 “들어가서 가족을 구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이커가 수차례 불 속을 뛰어들려고 해 주변에서 동료들이 말렸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시신을 부검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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