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프랑스.. 뜨거운 냉각수에 원전 가동도 제한

김태훈 입력 2022. 8. 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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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친 프랑스에서 물 부족 탓에 한여름 폭증하는 전력 수요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 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BBC에 의하면 프랑스 국영 에너지 회사 EDF는 "원전을 가동하려면 원자로를 식힐 냉각수가 필수적인데 가뭄으로 물 자체가 부족하고 더욱이 냉각수로 쓰기 위해 끌어온 강물의 온도가 너무 높아 충분한 냉각을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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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수요 폭증하는데 발전량 축소 불가피
정부 "60년 만에 최악의 가뭄.. 물 아껴야"
60여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친 프랑스에서 물 부족 탓에 한여름 폭증하는 전력 수요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 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황급히 물 절약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부처들을 총망라한 ‘위기대응팀’을 꾸리고 나섰다.
프랑스 남부 르브록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하천의 물이 모두 말라 교량의 가장 아랫부분까지 드러난 모습. 르브록=EPA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6월부터 하루 최고기온 40도 이상의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가뭄이 발전소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원자력발전소 의존도가 다른 유럽 국가보다 높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들어 원전 가동을 더욱 확대할 뜻을 밝혔다.

문제는 폭염과 함께 닥친 극심한 가뭄이다. BBC에 의하면 프랑스 국영 에너지 회사 EDF는 “원전을 가동하려면 원자로를 식힐 냉각수가 필수적인데 가뭄으로 물 자체가 부족하고 더욱이 냉각수로 쓰기 위해 끌어온 강물의 온도가 너무 높아 충분한 냉각을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일부 원전의 전기 생산량을 줄여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폭염에 맞서 에어컨 등을 가동하기 위해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한 때에 되레 폭염으로 어쩔 수 없이 발전량을 줄여야만 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BBC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는 전국 100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식수 및 농업용수 부족을 호소한다. 정부가 나서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식수를 실은 트럭을 보내는 실정이다. 일부 지역에선 물을 아껴 식수로 쓰기 위해 농사는 아예 포기할 지경이다. 당장 가축 사료용으로 쓰이는 옥수수의 경우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18.5%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BBC는 “프랑스 본토의 거의 모든 지역을 강타한 가뭄이 농작물 수확량을 감소시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의 분수가 가동을 중단해 텅 빈 분수대 안이 쓰레기로 채워진 모습. 파리=AP연합뉴스
가뭄의 심각성은 수치로 입증된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프랑스의 강수량은 고작 9.7㎜에 그쳤다. 사실상 1개월 내내 비가 내리지 않은 셈이다. 이는 프랑스 역사상 1961년 3월 이후 61년 4개월 만에 가장 건조한 달로 기록됐다고 BBC는 전했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2주 넘게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날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위기대응팀을 출범시켰다. 또 물 절약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북서부와 동남부 일대에서 농지에 물을 공급하는 관개 작업을 당분간 중단시키기로 했다. 농사보다는 당장 사람이 생존을 확보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물의 확보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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