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향자 의원 "반도체 설계인력, 대만 25만명인데 한국은 1만명 수준"

한상민 기자 2022. 8.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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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의원은 반도체 엔지니어로서 국회 유일 반도체 전문가다.

"반도체 산업의 시작이자 끝은 인재다. 대만은 설계인력이 25만 명인데 한국은 1만 명 수준이다. 중소형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투자촉진과 인재양성 로드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법조계처럼, 박사가 아니어도 기술 경력 가진 사람이 교수로 임용되도록 하는 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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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국회의원 동아일보DB

양향자 의원은 반도체 엔지니어로서 국회 유일 반도체 전문가다. 삼성전자 말단 연구원 보조로 시작해 최초로 고졸 출신 여성임원이 됐다. 그동안 40여 건의 특허도 출원했다. 이런 이력 덕분인지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의원인데도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반도체 특위) 위원장을 맡게 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학과 증원 정책에 관한 생각을 묻기 위해 7월 12일 양향자 의원을 찾았다.

Q. 증원 논란이 뜨겁다. 반도체 정책이 왜 중요한가.

"반도체는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립의 문제다. 삼성전자처럼 시가총액이 100조가 넘는 기업이 2~3개만 더 있어도 1인당 국민소득이 6만 달러(약 7970만 원)는 될 것이다. 한국은 대만과 경쟁 중이고, 미·중은 반도체를 내재화(자국생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분야 딱 하나에 기술패권을 가지고 있다. 이걸 뺏기면 기술 속국이 될 수 있다."

Q. 반도체학과 늘려야 하나.

"반도체 분야는 대학 교육과 실무가 괴리돼 인력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고 있다. KAIST,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등 거점대학 중심으로 과학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에는 다양한 전공 출신이 필요하다. 기초과학을 비롯해 공학, 수학, 컴퓨터를 공부한 사람이 다 필요하다. 한 전공만으로는 안 된다. 따라서 단순히 반도체학과 증원을 외치는 것은 맞지 않다. 이공계 인력 전체를 늘려야 한다. 석·박사 등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키맨도 필요하다. 대학원 인력 보강이 급선무다. "

Q.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정책은.

"한국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30년 동안 1등 할 수 있던 원동력은 과거 대학의 학과 1등이 전자공학과, 물리학과였기 때문이다. 현재는 의대, 약대 쏠림 현상이 있다. 반도체 업계도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스타 과학인을 배출해야 한다. 롤모델로서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배들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소프트웨어 쏠림 현상도 문제다. 4차 산업혁명에 있어 코딩 교육이 중요하다고 홍보하니 (인재들이) 다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했다. 자연스레 대학교 정원도 늘고 지원도 많아졌다. 국가 정책방향이 중요한 이유다. 인위적으로 반도체학과 정원 조정을 하지 않아도, 수도권 규제를 풀지 않아도 정부 정책 방향이 보이면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 그리고 대학 정책이 그쪽으로 갈 것이다."

Q. 이전 정부의 ‘K반도체 전략’과 무엇이 다른지.

"당시 정부와 학계, 산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마련한 정책인 만큼 큰 노선 변화는 없다. 지원의 범위를 넓혀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반도체 특위에서 규제개혁, 투자촉진, 인재양성을 3대 정책방향으로 설정하고 경쟁국 수준의 지원책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Q. 시스템반도체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반도체 산업의 시작이자 끝은 인재다. 대만은 설계인력이 25만 명인데 한국은 1만 명 수준이다. 중소형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투자촉진과 인재양성 로드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법조계처럼, 박사가 아니어도 기술 경력 가진 사람이 교수로 임용되도록 하는 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

Q. 청소년 교육 정책도 중요할 텐데.

"학생들이 줄고 있어 필요한 산업에 맞춘 인력의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 물리학2 과목을 모르면 반도체를 할 수 없다. 수학은 물리학2의 바탕이다. 수포자, 물포자를 절대 만들면 안 된다. 이공계를 기반으로 경제, 경영을 공부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다. 앞으로 100명 중의 99명은 이공계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청소년,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기술을 다뤄야 넓은 분야로 나가는 시대다. 자신의 성향 파악 후 두려워 말고 엔지니어의 길로 과감히 들어오길 바란다. "

국민의힘 반도체 특위 위원장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관련기사 

과학동아 8월호, [특집] 더 뜨거워진 공대 최고 인기학과

Part1. 정원 6배 증가? 반도체학과 도전해볼까

Part2. BRIDGE. 반도체 엔지니어 양향자 의원 인터뷰

Part3. 10년 뒤에도 잘 나갈까

 

[한상민 기자 prize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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