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미중러 앞에서 글로벌 현안에 韓외교기조 선명하게 밝혀

2022. 8. 5. 23: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진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용납 안 돼"
韓정부 외교 기조 어느때보다 선명한 입장 공개 발언
대만문제 "경제적 불안정·한반도 평화에 부정적..심각하게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 "국제법 전례없는 도전"..남중국해 "해양질서 도전"
미얀마 문제 "최근 상황 규탄"..북핵 문제 "국제사회 대응 중요"
박진 외교부 장관이 5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프놈펜)=최은지 기자]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러 외교부 장관이 자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 문제, 미얀마 사태를 비롯해 북한 핵도발에 대해 강경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가장 절박한 지역과 국제정세 몇가지를 이야기하려 한다”라며 “특히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미국과 일본이 대만문제에 대한 중국의 위협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할 때 자주 쓰는 표현으로, 회의에 참석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앞에서 강경 발언을 한 것이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등 국제 현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가치 외교’ 기조 속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 방향을 명확하게 국제 사회에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첫 번째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국제법과 질서에 대한 전례없는 도전이며 유엔 헌장상 주권과 영토적 완전성, 정치적 독립 원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대만문제에 대해 “대만 문제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대만해협은 전세계 대형 선박의 80% 이상이 통과하는 가장 빈번한 해상 운송 통로 중 하나”라며 “한국은 ‘하나의 중국’ 입장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대만 해협에 평화와 안정은 한국에게 중요하며 역내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 해협에서의 지정학적인 갈등은 만약 격화되면 공급망 교란을 포함해 커다란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더구나 대만 해협에서의 긴장 고조는 북한의 점증하는 안보 위협을 감안할 때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남중국해에 대한 긴장 고조 행위는 규칙 기반의 해양질서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며 “한국은 남중국해에서의 법칙과 규칙에 기반한 질서 유지를 위해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5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네 번째로 미얀마 군부의 반군수 인사 처형에 대해 “역내 민주주의 인권 및 아세안의 공동체 발전 노력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한국은 (미얀마) 상황 악화에 깊이 우려하며 최근에 민주활동가 및 반군활동자에 대한 처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얀마 군사정권이 계속되는 폭력을 종식하고 모든 관계 당사자들과 건설적 대화에 착수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 이 지역 전체와 세계의 평화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단합된 국제사회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EAS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를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박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핵 위협을 억지하고, 북한의 핵 개발을 단념시키고, 외교와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에 유연하고 개방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과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 우리는 EAS 참가국들과 북한에 인도적 상황 및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silverpaper@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