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역사교과서 '구술사'..방직공장 여성 노동자 삶 책으로

김애린 2022. 8. 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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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평범한 이웃들의 입으로 전하는 '구술사'는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이기도 한데요.

광주여성재단이 여성들의 구술을 바탕으로 책을 펴내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펴낸 방직공장 여성노동자들의 얘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근현대사의 가난과 희생, 노력을 마주하게 됩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금의 전남방직과 일신방직이 1929년 만들어졌을 때 이름은 '종연방적'입니다.

이후 1935년, 광주 임동에 터를 잡고 70~80년대 대한민국 방직산업의 호황기를 이끌었습니다.

호황을 뒷받침한 건 어린 여공들의 노동력이었습니다.

올해 나이 여든넷인 노미례씨도 열아홉에 방직공장에 입사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아버지와 친오빠를 잃고, 먹고 살기 위해 뛰어든 생업 전선이었습니다.

[노미례/방직공장 근무 여성 : "진짜 2교대 할 때는 12시간을 꼬박하거든요. 그때는 잠 와서 이렇게 걸어가면서 꿈꾸면서... 이게 나는 안 자는데 자고 있어."]

'공장 가시내'로 놀림 받기도 했지만, 일터에 대한 고마움도 오롯합니다.

[노미례/방직공장 근무 여성 : "나 자신은 떳떳하고. 나는 방직공장이 우리 가족을 살렸다고 생각해요. 거기 아니었으면 힘들었겠죠."]

70년대, 종업원 수만 6천 명에 이르렀다는 전방과 일신방직.

3교대와 철야 작업, 동료들과의 추억을 쌓은 기숙사 생활까지, 그들의 애환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여성들이 감내한 노동의 무게와 가족에 헌신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정미경/광주여성가족재단 성평등문화 팀장 : "방직공장은 광주 근대화의 상징이기도 하고, 또 많은 여성들을 노동자로 호명했던 공간이기도 해요. 이 공장 부지에 남아있는 여공들의 삶과 흔적들을 보존하고 기록해야 된다라는..."]

책을 펴낸 광주여성가족재단은 올해 하반기 전통시장 여성 상인들을 대상으로 구술 채록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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