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확 터지고 뚝 떨어지기보다 '마지막'에 웃을래요"

김은진 기자 2022. 8. 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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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도 득점도 홈런도 1등 한 번 못해봤지만..'꾸준한 남자' 나성범이 꾸는 꿈
KIA 나성범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새롭게 출발한 올시즌에도 타율 3할을 훌쩍 넘기고 100타점을 향하며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나성범이 경기 전 캐치볼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매번 간발의 차로 2위 아쉬움 삼켜
풀타임 출전에 3할 타율은 기본

나성범(33·KIA)은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언제나 타격 각 부문 상위권에 있지만 맨 위에 올라서본 적은 없다. 2015년 안타 4개 차로 2위를 했던 나성범은 2020년에는 득점 1개가 부족해 2위를 했고, 지난해에는 2개 차로 홈런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꾸준하다. 부상으로 뛰지 못한 2019년을 제외하면 모두 풀타임을 뛰었고, 데뷔 첫해였던 2013년(0.243)과 지난해(0.281)를 제외하고는 타율 3할을 넘기지 못한 적이 없다.

올해도 나성범은 타율 0.323 16홈런 71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역시 1위는 찍지 못하고 있지만 모두 상위권이다. 5일 현재 안타 3위(120개), 출루율 2위(0.412), 장타율 4위(0.543), 타율 5위, 타점과 홈런 각 공동 5위를 기록 중이다.

나성범은 “한번 확 터지는 것도 좋지만 한번 잘하고 뚝 떨어지고 하면서 기복이 큰 것보다는 돋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꾸준하고 싶다”고 웃었다.

나성범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역대 최고인 150억원의 계약을 하고 KIA로 옮겼다. 새 중심타자 나성범을 맞이한 KIA는 4년 만의 가을야구를 향하고 있다. 꾸준한 나성범의 존재가 라인업의 중심을 완전하게 잡아주고 있다. 5월 대폭발했던 소크라테스가 부상으로 빠진 7월에도 나성범이 리그 월간 타점 1위(20개)의 활약을 해주면서 KIA 중심타선은 버틸 수 있었다.

늘 3할·30홈런·100타점 목표지만
팀 옮겼으니 출루율 첫번째로 생각
KIA에서도 꼭 우승해보고 싶어
내 역할 하다보면 좋은날 오겠죠

나성범은 “3할·30홈런·100타점을 매년 목표로 하지만, 올해는 팀을 옮겼기 때문에 더 팀 배팅에 신경쓴다”며 “그래서 출루율을 첫번째로 생각한다. 그렇다보니 전에 비해 볼넷이 훨씬 많아졌고 출루율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2016년(67개)을 제외하고 매년 볼넷 30~40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95경기에서 벌써 45개 볼넷을 기록하며 출루율도 3년 만에 4할대를 회복했다.

꾸준함이 강렬함에 가려질 때는 많다. 팀내에서도 나성범의 꾸준함은 5월에 대폭발한 소크라테스에게 가려졌고, 7월에는 타점 1위에 타율 0.386을 쳤지만 0.476으로 더 뜨겁게 폭발해버린 이창진 뒤에 또 숨었다.

KBO리그 7월 MVP 후보에 오른 나성범은 “쉽지 않다 생각한다. 이창진이 너무 잘했다. 내 타점 1위도 앞에서 계속 치고 나가 기회를 만들어준 1·2번 박찬호와 이창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잘할 때는 항상 더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그래도 열심히 했고 나도 잘했으니까 후회나 미련 같은 것은 없다. 늘 더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욕심은 버린다”고 말했다.

멈추지 않고 꾸준히 가다보면 언젠가는 맨 위에도 오를 수 있다. 올해도 나성범은 시즌 끝을 보며 계속 도전한다.

나성범은 “마지막에 웃고 싶다. 타이틀도 한 번은 해보고 싶고 궁극적으로는 골든글러브를 다시 받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을야구다. KIA에서도 우승은 꼭 하고 싶다”며 “안 다치고 뛰면서 어떻게든 내 역할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내게도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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