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두 얼굴'의 고척돔
홈팀에 절대 유리, 원정팀에 불리
쾌적한 환경은 되레 '양날의 검'
키움, 타 구장 가면 더위에 진땀
지난달 26일 KBO리그에 데뷔한 SSG 새 외국인 타자 후안 라가레스는 지난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7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리그 데뷔 첫 홈런이었다.
그러나 그라운드를 돌면서 부상이 왔다. 지난 2일 처음으로 고척돔에서 경기하면서 천연잔디에 비해 딱딱한 그라운드에 적응하지 못해 통증을 호소한 라가레스는 이날 또 왼쪽 허벅지에 근육통이 올라왔다. 홈런을 친 뒤 라가레스는 교체됐다.
메이저리그에서만 10시즌 가까이 뛴 베테랑 외야수 라가레스는 고척돔에서 수비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1회말, 체공 시간이 길긴 했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은 플라이 타구를 좌익수 라가레스가 놓치는 바람에 SSG는 2실점했다.
라가레스처럼 고척돔에서 경기할 때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은 적지 않다. 인조잔디, 상대적으로 딱딱한 그라운드, 공이 높이 뜰 때면 구분하기 어렵게 하는 흰색 천장 등 때문이다. 고척스카이돔은 KBO리그가 열리는 9개 구장 중 유일한 돔이자 인조잔디 구장이다. 이는 2016년부터 고척돔을 홈으로 사용해 익숙해져 있는 키움에는 유리한 부분이다.
고척돔은 내부 기온을 24도 안팎으로 유지해 7~8월의 무더위 속에서도 매우 쾌적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이 점은 물론 원정 팀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 4일 “장단점이 있겠지만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7~8월에 고척에서 경기하면 체력적으로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원한 경기장은 더없는 장점이지만, 양날의 검처럼 키움에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홈에서 경기하다가 타 구장으로 원정을 가면 무더위에 고생하기 때문이다. 타 팀 선수들이 고척돔으로 원정을 가 잔디나 천장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과 마찬가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홈에서 오래 경기하다 원정을 가게 되면 투수도 야수도 지치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온다”며 “(5일부터 LG와 치르는) 잠실 3연전도 무더운 날씨 체력 관리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까지 고척돔에서 1위 SSG와 3연전을 치른 키움은 이제 잠실에서 7일까지 LG와 2위를 놓고 대격돌한다. 고척돔이라는 가장 큰 무기를 떼 놓고 원정의 불볕더위와 싸워야 한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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