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만든 일본이 한국의 형님뻘"..日 전 국회부의장 망언 파장

박원기 2022. 8. 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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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을 한국을 식민지로 삼은 적 있고, 한국의 형님뻘이다…'.

오늘(5일) 일본의 한 원로 정치인이 한 얘기입니다.

그것도 한일 관계를 풀어보겠다며 두 나라 의원들이 만난 바로 뒤에 이런 망언을 쏟아냈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13선 의원으로 일본 중의원 부의장까지 지낸 에토 세이시로 의원.

일.한 의원연맹 소속으로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자민당 회의에서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한국은 어떤 의미에선 형제국인데 확실히 말하면 일본이 형님뻘"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슨 의미냐고 기자들이 묻자 그는 과거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일본이 한국의 형님과 같은 존재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대등하지 않냐는 질문엔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대등하지 않은 것처럼, "한일 관계도 대등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술 더 떠 "일본이 항상 지도적인 위치에 서야 한다"는 지론도 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습니다.

한.일 의원 간 교류 재개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이던 한.일 의원연맹은 에토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윤호중/한.일 의원연맹 간사장 : "(어제 한일간 의원 만남에서) 김대중-오부치 정신에 따라서 역사 인식의 후퇴가 있어선 안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아베 총리와 가까운) 원로 의원께서 그런 인식을 보여준데 대해선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이양수/국민의힘 의원 : "한.일 양국이 선린 우호 관계를 계속 증진시키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정치인들이 보다 사려 깊은 생각과 태도와 언행이 필요합니다."]

일본 제1야당의 한 의원 역시 "놀랍고 무례한 망언"이라면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안보 환경을 파괴한다"고 밝히는 등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단순한 실언인지, 의도된 발언인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2년 반 만에 재개된 한.일 간 의회 교류는 이 망언 하나로 그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는 평갑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노경일 채상우/자료조사:안소현

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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