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상황' 규정에..이준석 "명예보다 후회없는 결말"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조미덥 기자 2022. 8. 5. 21: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읽기 들어간 비대위 출범
미묘한 웃음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맨 앞)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상임전국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한 뒤 자리로 걸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상임전국위 40명 중 29명이 ‘찬성’
9일 전국위 열고 비대위원장 의결
위원장에 주호영 의원 압축 분위기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5일 현재의 당을 ‘비상상황’으로 규정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추인했다. 친윤석열계가 추진한 비대위 전환 속도전이 9부 능선을 넘어 비대위원장·비대위원 의결만 남겨놨다. 이준석 대표의 대표직 복귀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 대표는 “명예로운 결말 이야기하는 분들에게 저는 후회 없는 결말을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당 비대위 전환 결정에 법적 대응을 유력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 상임전국위는 국회에서 참석 인원 40명 중 29명의 찬성으로 현재 당 상황을 당헌상 비대위 전환 요건인 ‘비상상황’에 해당한다고 유권해석했다.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아 사고 상태인데 더해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사퇴를 선언하고,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잇따라 사퇴해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는 9일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을 의결하고, 다시 상임전국위를 열어 비대위원을 의결하면 비대위는 출범하게 된다. 지난달 29일 배 최고위원 사퇴로 시작된 친윤계의 비대위 전환 드라이브가 의원총회(1일), 최고위(2일),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일정 발표(3일) 등을 거쳐 10여일 만에 결과를 맺는 것이다. 전국위는 코로나19 확산세 등을 감안해 온라인으로 열리고 ARS(자동응답)로 투표를 진행한다.

상임전국위는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당대표 직무대행’으로 확대하는 당헌 개정안을 전국위에 상정하는 안건을 가결시켰다. 권 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임명하는 데 당헌 위반 논란을 없애기 위해 추진한 내용이다. 표결 결과를 두고 당의 안정을 위해 윤 대통령 추종 투표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 복귀 문도 닫히면서진통이 예상된다. 전국위 및 상임전국위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상임전국위 후 “비대위가 구성되면 최고위, 지도부가 해산된다”며 비대위 출범과 함께 이 대표 자동 해임을 재차 확인했다.

비대위원장은 5선 주호영 의원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과 적당히 거리가 있고, 원내대표 경험의 안정감이 추천 이유로 꼽힌다. 다만 주 의원은 임기가 긴 비대위원장을 원하는 반면 친윤계는 짧은 비대위 후 조기 전당대회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회 없는 결말’을 강조한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5년이나 남았기에 조기에 바로잡아야 한다”며 “2015년에 비겁했던 그들은 2022년에도 비겁했다. 그 비겁함이 다시 한번 당의 위기를 초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5년’은 대통령 임기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당시 대통령 박근혜씨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로 찍어내면서 유 원내대표를 사퇴켰다. 이후 새누리당은 총선 패배, ‘최순실 국정농단’ 탄핵으로 몰락했다. 이 대표는 이를 상기시키며 자신을 찍어내려는 윤 대통령과 친윤석열계가 같다고 비유한 것이다.

이 대표는 비대위 전환 결정에 대해 법원에 효력정지 소송과 가처분 신청 제기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 모임인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는 500명 이상 모이면 집단 소송을 내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바세는 지역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헌법 8조 2항(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을 적은 메모를 붙이고 7일 오후 8시2분 SNS 게시물을 동시에 올리는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조문희·조미덥 기자 moon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