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아버지 팔순인데"..투석환자 지킨 간호사, 화재현장서 숨져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병원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간호사 A(50)씨가 사고 현장에서 숨져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A씨의 남편은 "내일이 장인어른 팔순이어서 (부인과)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려 했다"며 "막노동으로 불릴 정도로 고된 투석 병원 일을 오랜 시간 성실히 해내던 사람이자 고참 간호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일했다"고 밝혔다.
평소 A씨는 안전을 신조로 삼아 위험한 장난도 치면 안 된다고 가족에게 당부해 왔다.
남편은 "평소 환자를 살뜰히 챙기던 성격상 불이 났을 때도 어르신들을 챙기느라 제때 대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딸과 군복 입은 아들을 다독이며 연신 울먹였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당시 A씨가 대피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환자들을 먼저 대피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진입했을 때 간호사들은 환자 팔목에 연결된 투석기 관을 가위로 자른 뒤 대피시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 팔에 연결된 투석기 관은 작동 도중엔 빠지지 않는 데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도 병원에 많아 대피 시간이 더 소요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불이 난 곳은 관고동에 있는 학산빌딩으로, 건물 4층에 투석 전문 병원이 있어 인명피해가 컸다. 화재 당시 병원 안에는 환자 33명, 의료진 13명 등 46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5명의 사망자는 모두 4층 이 병원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건물 3층의 스크린골프장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스크린골프장은 폐업을 앞두고 있어 며칠 전부터 영업을 하지 않았으며, 이에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근린생활시설로 지정된 해당 건물은 일반 철골조의 연면적 2585㎡ 규모다. 1층은 음식점과 사무실, 2∼3층은 한의원과 사무실, 스크린골프장, 4층은 병원이었다.
경찰은 7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화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위법 사항 발견 시 엄중히 처벌할 계획이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尹지지율 24%…인적쇄신 압박 커진다
- 서울 핫플지도 바뀐다…경복궁 돌담길 걸어 청와대까지
- 이천 병원 큰불, 연기 차올랐지만…간호사는 환자 곁 끝까지 지켰다
- 울릉도·독도는 해양생태계의 보물섬…그 바닷속이 궁금해 가족과 이사왔죠
- 野 `당헌 80조 3항`이 뭐기에…`이재명 방탄 청원` 지적도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K뷰티 열풍에...M&A ‘큰 장’ 섰다
- 백아연, 결혼 8개월만에 엄마 된다…“임신 5개월”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