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 전환 속도..이준석은 전면대응 예고 "가처분신청 할 것"

박지영 기자 2022. 8. 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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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ARS' 전국위 개최 후 의총 열어 비대위 전환
서병수 "비대위 출범하면 지도부 해산"
이준석, 당원권 정지 기간 만료 후 복귀 어려워져
기자회견 등 여론전 예고.."후회없는 결말이 명예롭다"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가 5일 현재의 당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을 추인했다. 오는 9일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과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을 거쳐 비대위 체제가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현재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아 ‘사고’ 상태인 이준석 대표는 해임된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이 대표는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과 여론전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인사를 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임전국위는 이날 참석인원 40명 가운데 29명의 찬성으로 현재의 당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보는 당헌 유권해석 안건을 의결했다. 이 대표 중징계 후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온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조수진·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도 사의를 표함에 따라 당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권한을 현재의 당 대표 또는 당 대표 권한대행’에서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전국위에 상정하는 안건도 40명 중 26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조해진·하태경 의원의 당헌 개정안은 참석자 중 10명만 찬성하면서 부결됐다.

당헌 개정안을 최종 의결할 전국위는 오는 9일 개최된다. 이후 의원총회를 거쳐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도 당일 전국위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5선 주호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상임전국위가 비대위 체제를 추인하면서 이 대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서 의장은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구성되면 최고위, 지도부가 해산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것은 현재 당대표 ‘사고’ 유무와 상관이 없다”며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당헌당규에 못 박혀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위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표결이 이뤄진다. 위원이 최대 1000명에 달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SBS 등 일부 언론에 당 상임전국위가 비대위 전환을 추인한 데 대해 “가처분(신청)은 거의 무조건 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페이스북에서는 “코로나로 집합금지가 있는 상황도 아닌데 ARS 전국위까지 하나, 공부모임한다고 국회에 수십, 수백명씩 모이다가 전국위는 ARS로 해야 하는 이유는 또 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 측은 비대위 의결의 효력 정지, 추후 비대위원장의 직무 정지, 나아가 윤리위의 징계 결정 등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다음주 초 실제 가처분 신청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상임전국위가 파국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며 “끝없는 법적분쟁으로 당을 더 깊은 혼돈으로 내모는 파국의 길이 아닌 순리대로 이 대표의 복귀를 보장하는 상생안을 선택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런 호소는 좌절됐다”고 썼다.

여론전도 예고했다. 이 대표는 ‘당이 빠른 속도로 비대위로 전환하는데 언제쯤 입장을 낼 생각이냐’는 KBS 질문에 “직접 법적 대응 하겠다”며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시점에 공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배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요즘 들어 명예로운 결말을 이야기 하는 분들에게 저는 항상 후회없는 결말을 이야기한다”며 “후회없는 결말이 명예롭기도 하고 당과 국가에 건전한 경종을 울리는 결말이었으면 하는 기대도 한다”고 적었다. 앞서 서병수 전국위 의장이 이 대표와 관련해 “명예롭게 당을 위해 퇴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발언을 반박하면서 정면 대응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또 “5년이나 남았기에 개인 이준석이 피해 가는 것이 아니라, 5년이나 남았기에 조기에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2015년에 비겁했던 그들은 2022년에도 비겁했다. 비겁함이 다시 한번 당의 위기를 초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5년이나 남은 것’은 윤석열 정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는 발언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2016년 총선에서)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해달라”고 말하며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논란으로 총선에서 참패한 것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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