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우린 아직 학교 갈 준비 안됐어요"..폭염 속 거리로 나선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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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하향조정하는 정책과 관련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보육·학부모 단체 45곳으로 구성된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만 5세 초등 취학 반대 총력 집회를 열고 정책 철회와 윤석열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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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여명 학부모·교육단체·학생 등 모여 집회
"유아들의 인지·정서 발달 특성상 부적절"
참여 학생들 "아이들, 지금 당장 놀아야"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하향조정하는 정책과 관련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보육·학부모 단체 45곳으로 구성된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만 5세 초등 취학 반대 총력 집회를 열고 정책 철회와 윤석열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당초 집회에 신고된 인원은 전쟁기념관 앞 400명, 삼각지파출소 앞 500명이었지만, 양쪽 모두 500명 넘는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참석 인원을 1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만 5세 취학 즉각 철회’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폭염 속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서는 미취학 아동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편지가 공개됐다. “대통령님, 우리는 아직 학교에 갈 준비를 하지 못했어요”, “내 동생이랑 오래오래 어린이집에 다니고 싶어요” 등 만 5세 초등 취학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혀 있었다.
허탁(11)군은 “내가 7살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없었고 공부도 안 했다. 밖에서 뛰어놀면서 쓰레기를 왜 주워야 하는지, 술래잡기를 하면서 왜 약속을 지켜야 하는지를 배웠다. 다시 7살이 되고 싶다”며 “하지만 만약 7살로 돌아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한다면 돌아가기 싫다. 아이들은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인(9)양도 “아직 어려서 말하는 게 어렵지만 나의 이야기로 7살 동생들이 유치원에 가지 않을 수 있다면 100번도 말하겠다”며 “나의 7살은 친구들과 놀아서 재밌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웃음이 나고, 어른이 돼서도 생각날 것 같다. 7살 동생들이 학교에 다니지 말고 유치원에서 행복하게 놀았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이어 “국민적 여론은 무척 거세다. 정책에 반대하는 대국민 서명에는 5일만에 20만명이 참여했고, 강득구 의원실의 설문조사에 따르더라도 국민의 97.9%가 반대하고 있다”며 “교육부의 대국민 수요조사 계획이 불필요하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학제개편에 대해 교육부 차관, 교육부 장관, 대통령 대변인실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한다”며 “학부모를 불안에 떨게 하고 영유아의 발달과 놀 권리를 침해하는 만 5세 조기 입학 정책을 즉각 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용산구 회의장에서 학부모, 어린이집 관계자들과 함께 만 5세 입학 관련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는 교육계와 학부모계의 반발과 별개로 만 5세 취학 정책을 의견 수렴을 통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제개편 정책이 반발에 부딪히자 폐기 가능성을 거론했으나 교육부는 공론화 절차를 밟기 위한 학제개편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내부 조직으로 정책 연구를 수행, 초등학교 취학 연령 1년 단축 방안에 대한 시안을 올해 하반기에 마련할 계획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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