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속에서 환자 지켰다..희생된 간호사, 오늘이 아버지 팔순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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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우리 엄마답네요."
5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에서 일어난 화재로 희생된 간호사 현아무개(50대)씨의 아들 장아무개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현씨의 남편 장아무개씨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일을 좀 쉬다가 15년 전에 이 병원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수간호사 경력인데 평간호사로 남아서 궂은일을 도맡아 해 다른 간호사들이 많이 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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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간호사 경력에도 평간호사로 남아 궂은일"
어제 휴가 나온 아들 "정말 우리 엄마답네요"
“아, 정말 우리 엄마답네요.”
5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에서 일어난 화재로 희생된 간호사 현아무개(50대)씨의 아들 장아무개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 달려온 장씨는 “어제 부대에서 휴가 나와 오늘 오후에 안경 맞추기로 했는데, 엄마를 만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떠나보냈다”며 울먹였다. 그는 “휴가 나와 용돈 부족하면 전화하라고 했던 게 엄마의 마지막 말이 됐다”고 했다.
현씨의 남편 장아무개씨는 “아이들이 태어나고 일을 좀 쉬다가 15년 전에 이 병원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수간호사 경력인데 평간호사로 남아서 궂은일을 도맡아 해 다른 간호사들이 많이 따랐다”고 했다. 그는 “막노동판이나 다름없는 투석 병원에서 고생만 하다 하늘로 떠났다”며 가슴을 쳤다. 그러면서 “내일이 친정아버지 팔순 잔치여서 오늘 2시까지만 일하고 휴가를 내기로 했는데…”라며 망연자실했다.
이번 화재 사고로 희생된 의료진은 현씨가 유일하다. 화염 없이 연기만 계단실과 환기구 등을 통해 들어와 거동이 극도로 불편하지 않은 이들은 대피할 시간이 있었지만, 현씨는 투석 중인 환자들을 대피시키려다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혼자서 거동이 가능한 사람은 대피할 시간이 충분했는데, 숨진 간호사는 투석 중인 환자를 도우려고 병실을 지키다 화를 피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화재 희생자 유족들은 별도의 협의체는 만들지 않고 개별적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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