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이정용 2022. 8. 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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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어떤 예술작품이 진리에 다가선 표현이라면 형식화된 기술도, 그대로 혹은 그대로 모방하는 과학적인 묘사가 아닌 분명한 제시다. 분명한 인식하에서 표현될 때 진리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다. 체험된 경험들, 존재의 차원을 구성하는 경험들 안에서 발견되는 의미들을 제시하는 형태다. 예술은 존재의 한 국면을 표현한다."

관람객들은 바티망 위에서 각자 창의적인 포즈를 취하며 자유롭게 작품을 즐기면서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예술적인 경험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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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용의 문화가 있는 인증사진관][한겨레S] 이정용의 문화가 있는 인증사진관 6
레안드로 에를리치, 바티망(Bâtiment) 서울전시
교실 Class Room(2017). 이정용 선임기자

“적어도 어떤 예술작품이 진리에 다가선 표현이라면 형식화된 기술도, 그대로 혹은 그대로 모방하는 과학적인 묘사가 아닌 분명한 제시다. 분명한 인식하에서 표현될 때 진리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다. 체험된 경험들, 존재의 차원을 구성하는 경험들 안에서 발견되는 의미들을 제시하는 형태다. 예술은 존재의 한 국면을 표현한다.”

<바티망>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인간의 감각이 진리의 실재라며 주관적 관념론을 제기했던 프랑스 철학자인 모리스 메를로퐁티가 한 말이 생각났다. <바티망>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 (Leandro Erlich)가 국내에서 여는 다섯번째 전시다. 에를리치는 지난 2012년 송은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꾸준히 국내팬들을 만나오고 있다.

바티망(Bâtiment) (2004). 이정용 선임기자

프랑스어로 건물을 뜻하는 바티망 (Bâtiment) 은 2004년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예술 축제 <뉘 블랑쉬> 에 출품하기 위해 제작된 대규모 설치작품이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도시 생활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작품에 활용해 관람객이 직접 작품 완성에 도전하는 관객 참여형 설치 예술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한·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12월 28일까지 서울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리게 되었다.

바티망(Bâtiment) (2004). 이정용 선임기자

에를리치는 익숙한 공간에 상상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한다. 수영장, 탈의실, 정원 등 일상적인 공간을 거울, 유리 같은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장치를 활용해 익숙한 공간을 비틀어 보여준다. 1999년 뉴욕 휘트니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다수의 국제 비엔날레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전시를 위해 내한한 에를리치는 “바티망은 현실로부터의 탈출이라고도 할 수 있다” 면서 “나는 ‘무엇이 현실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한다.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는 것은 우리가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선구적인 방법” 이라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

바티망은 실제 건물을 본떠 바닥에 설치한 거대한 파사드와 45도 로 기울어진 거울로 구성되어 있다. 모형 파사드 위로 올라가 거울을 올려다본 관람객들은 마치 중력에서 벗어난 듯한 초현실적 시각 경험을 하게 된다. 관람객들은 바티망 위에서 각자 창의적인 포즈를 취하며 자유롭게 작품을 즐기면서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예술적인 경험에 빠져든다.

잃어버린 정원 Lost Garden(2009). 이정용 선임기자

이번 전시에선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잃어버린 정원 (Lost Garden, 2009), 교실 (Classroom, 2017)과 세계의 지하철 (Global Express, 2011)와 함께 비행기 (El Avión, 2011), 야간 비행 (Night Flight, 2015)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세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사물도 다르게 보이고 우리의 삶도 달라진다. 인생은 항상 양면이 존재한다. 지금처럼 수많은 정보속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진리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 모호한 질문에 고민을 하시는 분이라면 이번 전시를 통해 잠시 숨을 돌려보면 어떨까?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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