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일본의 아름다움, 경계에서 바라보다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한국의 자리는 일본이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세계가 주목한 아시아 영화는 주로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 나루세 미키오, 구로사와 아키라 등 일본 영화계 4대 거장으로 불린 감독들의 작품은 서양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만든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움을 선사했다.
일본 영화를 전 세계적으로 알린 인물이 도널드 리치다. 1924년 미국 오하이오 리마에서 태어난 리치는 1946년 22세 나이에 연합군 최고사령부(GHQ) 군무원을 시작으로 8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삶의 대부분 시기를 일본에서 보냈다. 인구 5만명의 소도시 리마가 답답했던 그에게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를 다시 살려보겠다며 발버둥 치는 일본은 모든 것이 탐구 대상이었다. 리치는 미 육군 신문 '퍼시픽 성조기'에 필진으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도시와 사찰, 정원, 음식 등 일본의 사회와 문화를 적극 서양 사회에 소개했다. 특히 영화평론가로서 그의 활동은 일본 영화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매개체가 됐다. 1977년 출판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세계'는 사람들이 오즈의 영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책으로 꼽힌다.
'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은 저자가 1960년대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50년간 남긴 일본에 관한 산문 중 20편을 골라 번역한 책이다. 산문은 저자의 전공인 영화와 관련된 4편을 비롯해 문자, 파친코, 패션 등을 주제로 다룬다. 리치는 자신이 탐구한 일본의 아름다움은 일본인들이 스스로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옆에서 보아야만 깊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영국 소설가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의 말을 인용하면서 경계인으로서 일본을 들여다본 자신만의 미학적 시각을 독자와 공유한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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