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치 점심값 아껴야 먹는다..9만원대 디저트 뭐길래
선박운송 어려워 물류비용 높아
비싸도 당도높은 국산 망고 선호
일주일치 점심값 털어야 맛봐
작은 사치 즐기는 MZ세대 인기
부드러운 케이크와도 잘 어울려
한국인의 망고 사랑은 유별나다. 10만원에 육박하는 망고 빙수, 망고 케이크를 없어 못 판다. 특급호텔들은 망고 뷔페, 망고 디저트 특설전 등 망고 기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작은 사치로 큰 행복을 찾는 MZ세대의 '스몰 럭셔리' 소비에 '망고'를 넣기도 한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용 '망고' 상품도 백화점을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다.
먼저 국산뿐 아니라 일반 수입 망고도 한국에선 유독 가격이 비싼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외국에선 망고를 '귀한 과일' '고급 과일'로 취급하는 경우가 드물다. 지난해 소비자시민모임이 10개국 주요 도시의 망고 가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망고 가격은 1개 6834원으로 조사 대상 10개국 중 가장 비쌌다. 가격 차이도 커 10개국 평균가의 2.6배에 달했다. 한국에 이어 2위로 망고 가격이 비싼 국가인 호주와 비교해도 한국 망고 가격은 호주의 2배에 달했다. 망고는 아열대 과일 중 바나나에 이어 전 세계 생산량이 가장 많다. 인도, 중국,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망고 생산지에선 "길에 밟히는 게 망고"라고 말할 정도다.
수입산 망고는 대부분 덜 익은 걸 따서 이동하면서 숙성시키는 '후숙' 과정을 거친다. 이 때문에 색이 변하거나 과육이 '푸딩'처럼 물러지는 등 맛과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 따라서 배로 운송하는 바나나와 달리 망고는 주로 항공편으로 운반된다. 항공배송은 선박배송보다 물류비용이 10배나 더 든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태국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품종은 크기도 크고 당도도 높아 태국 현지에서도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망고 1개당 10바트(약 360원) 하는 상품도 있지만 한국으로 수출하는 남독마이 최상품은 현지에서도 1개당 100바트(약 3600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 망고를 수입할 때 멸균처리 과정을 거쳐야 해 비용이 상승하고 30% 정도의 수입관세가 붙어 현지보다 높은 가격에 한국에서 망고가 판매된다.
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망고 가격은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주요 망고 수출국인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이 한국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가입해 30%에 달하는 수입관세가 없어질 예정이다. 이미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페루산 망고는 2020년부터 무관세 적용을 받으며 수입량이 늘고 있다.
국내산 망고는 온실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원가가 비싼 단점이 있다. 아열대 과일인 망고는 온도에 예민하다. 한겨울에도 일정 온도 이상을 유지해야 해 난방비가 많이 나온다. 그 대신 완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해 수입산보다 당도가 높고 과육의 식감이 '탱탱'하다
포시즌스호텔 '마루'에서 팔리는 '골든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무려 9만6000원이다. 직장인들의 일주일치 점심값 수준인데도 인기다. 포시즌스호텔 관계자는 "제주산 최고급 애플망고를 2개 이상 통째로 썰어 넣어 만든다"면서 "다른 빙수에 비해 5배 이상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라운지의 망고 빙수는 드라이아이스 퍼포먼스를 볼 수 있어 인기다. 가격은 8만8000원.
마지막 질문. 특급호텔들이 가격도 비싼 '최고급' 국산 애플망고를 사용해 '애망빙'을 파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라호텔 관계자는 "첫 시작은 제주 애플망고 농가의 판로 개척을 돕기 위해 망고 빙수 메뉴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일종의 '체험형 소비'를 끌어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애망빙을 경험하기 위해 호텔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호텔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체험하게 된다"면서 "호텔에 대한 전체적인 호감도가 높아지고 다른 업장에 대한 관심과 매출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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