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DNA 자르는 '유전자 가위' 진화.. "크기 줄이고 세포에 직접 주입"

변지희 기자 2022. 8. 5. 16: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가 처음 등장한 지 10년이 흘렀다.

그는 이 밖에 "유전자 가위 기술은 질병 치료와 같은 바이오 분야 뿐만 아니라 멸종된 종을 되살리거나 식량 위기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까지 활용도가 넓다"라며 "각 분야에 맞게 유전자 편집 기술을 만들어내는 게 캐스자임의 목표다"라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2022
절단 효소 크기 작을수록 유리
멸종된 종, 유전자가위로 되살릴수도
"활용법 무궁무진, 생체 전달기술 개발해야"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2022-유전자가위 기술의 미래'에서 참석자들이 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호 툴젠 대표이사, 모니카 폴 캐스자임 CEO, 비르기니우스 식스니스 박사, 김정훈 서울대의대 교수,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 교정 연구단 부단장./변지희 기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가 처음 등장한 지 10년이 흘렀다. 유전자 가위가 첫 선을 보인 2012년, 인류는 이 기술이 질병의 족쇄를 끊어내는 ‘게임 체임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전자 가위는 DNA에서 원하는 유전자 부위를 찾아내 잘라내는 효소 단백질을 말한다.

길잡이로 특정 DNA를 찾아가 지퍼처럼 결합하면 그 부위를 캐스9(나인)이라는 효소 단백질로 잘라내는 식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DNA만 잘라내면 병을 고칠 수 있다. 그러니 못 고칠 병이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이미 에이즈나 혈액암이나 치명적 유전 질환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다룰 수 있는 질병에는 한계가 있다. 유전자 가위는 환자의 몸 밖으로 세포를 꺼낸 후에 질병 유전자를 교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여러 질환에 쓰일 수 있으려면 세포에 직접 주사하는 등 사람의 몸 속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좀 더 다양하게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2022′의 기조강연자인 비르기니우스 식스니스(Virginijus Siksnys)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학 생명공학연구소 박사는 “유전자 가위를 적용하는 다양한 전달 체계가 함께 발전해야 간질환, 안질환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라며 이런 내용을 설명했다.

식스니스 박사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개념을 최초로 고안한 사람 중 한 명으로 바이오 벤처인 캐스자임(Caszyme)의 공동 설립자다. 그는 이날 “(유전자 가위를 여러 분야에 적용하려고 하지만) 절단 효소를 몸 속 세포로 전달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카스9이 세포 안에 전달되기엔 크기가 커서 이 보다 더 작은 효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최근에는 카스9 절반 정도 크기인 카스12 효소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유전자 가위의 다양한 전달 체계를 개발해야 하려면 절단 효소 단백질, 즉 가위날의 크기를 줄이고 수명을 늘리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스니스와 함께 캐스자임을 공동설립한 모니카 폴 최고경영자(CEO)도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전달 체계가 결과물에 직결된다”라며 “(질병의 치료) 목표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 밖에 “유전자 가위 기술은 질병 치료와 같은 바이오 분야 뿐만 아니라 멸종된 종을 되살리거나 식량 위기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까지 활용도가 넓다”라며 “각 분야에 맞게 유전자 편집 기술을 만들어내는 게 캐스자임의 목표다”라고 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질병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지만, 반대로 생명 윤리 논란도 유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남방과기대의 허젠쿠이 교수가 허가 없이 에이즈에 면역을 가진 유전자 교정 아기를 태어나게 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지난 2020년 노벨 화학상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카스9을 개발한 공로로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대 교수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교수가 받았다. 식스니스 박사는 이들보다 2달 먼저 연구 결과를 냈지만, 연구 논문이 과학저널에 늦게 실렸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