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희생이 씨앗되길"..동티모르 찾은 순직 한국군 유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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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만난 사람 이름도 잊는 세상인데 20년 전 일을 아직도 기억해 주니 저희가 더 고마웠어요."
약 20년 전 동티모르라는 낯선 나라에서 아버지를 잃은 민소영씨는 지난 3일 주동티모르 한국대사관 초청으로 처음 동티모르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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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티모르 수교 20주년 기념 추모공원 설립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어제 만난 사람 이름도 잊는 세상인데 20년 전 일을 아직도 기억해 주니 저희가 더 고마웠어요."
약 20년 전 동티모르라는 낯선 나라에서 아버지를 잃은 민소영씨는 지난 3일 주동티모르 한국대사관 초청으로 처음 동티모르를 찾았다. 민씨는 2003년 동티모르에서 임무 수행 중 순직한 민병조 중령의 딸이다.
동티모르 한국대사관은 한-동티모르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3일 상록수부대에서 임무수행 중 순직한 다섯 장병의 유가족 10명과 당시 부대장이었던 김영덕 전 대령, 부대원이었던 최영길 전 원사 등 12명을 동티모르에 초청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티모르는 1999년 8월 주민 투표를 거쳐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했지만 친 인도네시아 민병대가 유혈사태를 벌였고 한국 정부는 유엔의 요청을 받아들여 상록수 부대를 파병했다.
상록수부대는 2003년 10월까지 5년간 8개 부대 3천213명을 파병해 치안 유지에 나서면서 동티모르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했다.
특히 각종 의료·교육 지원과 교량·도로 복구공사 등 적극적인 대민 지원 활동으로 현지 주민들로부터 '다국적군의 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2003년 3월 6일 상록수부대 민병조 중령과 박진규 중령, 백종훈 병장, 김정중 병장·최희 병장 등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들은 국경 지역 경비초소의 발전기가 고장 났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오에쿠시주 에카트 강을 건너던 중 갑자기 차가 멈춰섰고, 고장 난 차량을 견인하던 중 상류에서 갑자기 많은 물이 쏟아져 내리면서 5명 모두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5명의 장병이 사망한 에카트 강 인근에는 2년 전 추모탑이 세워졌고, 올해 초 국가보훈처 예산 지원을 받아 상록수부대 순직장병 추모 공원을 세우게 됐다.
전날 진행된 준공식에는 한국에서 초청된 유가족·부대 관계자 등 12명과 김정호 주동티모르 한국 대사, 아르세니오 파이차오 오에쿠시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특히 순직한 장병들을 위한 추모 공원이 건립됐다는 소식에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한 시간 거리를 달려와 추모 행사에 참여해 함께 순직 장병들을 추모했다.
민씨는 "우리 상록수 부대가 이곳 주민들에게 막연히 많은 찬사를 받았다고 들었지만 실제로 와보니 더 실감할 수 있었다"며 "아버지가 하신 일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희생이 동티모르의 발전에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동티모르가 신생국의 어려움을 딛고 한국처럼 크게 발전하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동티모르는 상록수 장병들의 헌신과 희생 위에서 세워진 나라로 우리나라를 항상 지지하는 든든한 우방"이라며 "상록수부대 순직 장병 유가족들 방문으로 양국 간 뿌리 깊은 우호 관계가 다시금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오는 11일까지 머물며 순직 장병들의 활동 지역을 둘러보고 상록수 부대 임무 수행을 보조했던 현지 인사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또 8일에는 다섯 장병에 대한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의 훈장 수여식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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