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찍은 사진' SNS에 홍보..이재명 일정 따라다니는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

김윤나영 기자 2022. 8. 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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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4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서영교 의원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친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이 이재명 대표 후보 일정 동행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특정 후보와 연계한 8·28 전당대회 선거운동을 금지하자, 이 후보와 함께 찍은 사진이라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친분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이재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은 “과도한 계파 세몰이”라고 비판했다.

장경태, 박찬대, 서영교, 정청래 최고위원 후보는 5일 이 후보의 대전 지지자 모임에 나란히 참석했다. 장·박 후보는 지난달 24일 이 후보의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합류를 시작으로 거의 모든 일정마다 이 후보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서 후보는 전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정 후보는 같은 날 경남 창원에서 열린 이 후보 토크콘서트장에서 이 후보와 찍은 사진을 각각 SNS에 올렸다.

이들은 SNS에서 ‘이재명 지킴이’도 자처하고 있다. 장 후보는 전날 SNS에 “이재명 후보와 당 혁신을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유일한 처럼회(당내 강경파 의원모임) 출신 최고위원 후보로 홍보하고 있다.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표심에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도 이날 “이재명 의원 가족에 대한 수사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정치보복과 정적제거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서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윤희숙은 ‘이재명 당선돼 여당 숨 좀 쉬자’라고 했다고 한다”며 “이재명이 강한 존재이기에 두려워서 그런 것”이라고 적었다. 정 후보도 “이재명 대표, 정청래 대표최고위원을 만들어달라”고 주장해왔다. 당 중앙선관위는 지난달 24일 ‘타 후보 연계 홍보 금지’ 결정을 내렸지만, 이들은 상대적으로 선거 규제가 느슨한 SNS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친이재명계 후보들 사이에서도 선거 과열 양상이 나타났다. ‘개딸’ ‘양아들’(양심의 아들)로 불리는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1인 2표제인 최고위원 투표제도를 활용해 1조는 장·박 후보를, 2조는 정·서 후보로 짝을 지어 전략 투표하자는 운동까지 전개하고 있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정 후보에게 지지자들 표가 쏠리면 비이재명계 후보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일부 극성 지지자들은 ‘친이재명 마케팅’을 하지 않는 다른 최고위원 후보들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으로 규정하고, 이들 후보 얼굴 사진에 수박 모양 스티커를 붙이는 낙선 운동까지 진행하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가 계파 갈등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이재명계 고영인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가 소위 친명계 4명의 최고위원 후보와 다니며 계파 세몰이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선거운동이 아니다”라며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 측은 어쩔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공개된 일정에 오겠다는 최고위원 후보를 막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은 비이재명계 후보들은 존재감 알리기에 애쓰고 있다. 고민정 후보는 “이 의원의 단점을 보완하려면 다른 목소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 윤영찬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 약력 사진으로 설정했다. 호남 출신의 송갑석 후보는 ‘비수도권 유일 후보’라고 스스로 홍보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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