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애니 존·거기에는 없다

이은정 2022. 8. 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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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영 옮김.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카리브해 앤티가바부다 출신 저메이카 킨케이드(본명 일레인 포터 리처드슨)의 첫 장편이다.

앤티가 섬에 사는 10살 소녀 애니가 사춘기를 통과하고 부모에게서 자립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소설은 애니가 엄마와 정서적으로 분리되기 이전을 의미하는 '낙원'에 살던 시절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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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애니 존 =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정소영 옮김.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카리브해 앤티가바부다 출신 저메이카 킨케이드(본명 일레인 포터 리처드슨)의 첫 장편이다.

앤티가 섬에 사는 10살 소녀 애니가 사춘기를 통과하고 부모에게서 자립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소설은 애니가 엄마와 정서적으로 분리되기 이전을 의미하는 '낙원'에 살던 시절에서 시작한다.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이렇게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정말 끔찍할 거야."

그러나 애니는 이차 성징이 나타나며 엄마의 태도가 달라지고, 혼자서 뭐든 잘할 수 있어야 하는 변화가 당황스럽다. 애니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다신 보고 싶지 않은 충동에 휩싸이고, 내면이 텅 비는 느낌을 받는다.

낙원의 상실은 킨케이드 작품 세계를 특징짓는 모티프다. 작가는 "제 글은 항상 무언가를 애도하고 있다. 죽음 뒤에 오는 것이 아닌 한때 내 것이었던 낙원의 상실을"이라고 말한다.

1985년 발표 당시 문단의 관심을 불러온 작품으로, 미국 작가의 이름을 따 '재발견되고 더 널리 읽혀야 할 책'에 수여하는 클리프턴 패디먼 메달을 받았다.

문학동네. 160쪽. 1만2천500원.

▲ 거기에는 없다 = 서효인 지음.

2006년 등단해 시집 '여수'로 대산문학상과 천상병시문학상을 받은 서효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시 '거기에서'를 시작으로 마을, 병원, 역전, 등산로, 선산, 저수지, 연병장, 신도시 등 공간을 제목으로 한 20편과 짧은 에세이 '거기에서 만난'이 실렸다.

화자는 어린 시절 신작로 구석에 처박힌 파란 트럭에서 어린 시신을 목격('마을에서')한 뒤 잔상에 사로잡힌다.

애들을 곤죽이 되게 때리던 수학 선생('교실에서'), 개의 등허리를 몽둥이로 박살 내던 삼촌들('선산에서') 등 무수한 일상의 폭력도 되새김질한다.

에세이는 여러 죽음을 담담히 서술하는 시인이 어떤 방식으로 죽음을 대하는지 보여준다. 광주민주화운동에서 민주화와 상관없이 죽은 사람들, 길가 파란 트럭에 치여 널브러진 사내, 식구들의 밥상을 챙기다가 돌아가신 할머니 등 내면의 슬픔이 구체화된다.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난 아이를 얘기하면서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이래, 죽으면 안 된다는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고 고백한다.

현대문학. 108쪽. 9천 원.

▲ 어느 도망자의 고백 =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가 '현대사회의 죄와 벌'을 주제로 쓴 장편이다.

사람을 치고 도주한 뺑소니 가해자와 사망한 피해자 가족이 얽히며 일어난 사건을 다뤘다.

법에 따른 처벌만으로 다 할 수 없는 속죄, 가해자에 대한 낙인 등 사회적 문제를 아울렀다. 작가는 '법적 책임을 다했다고 해서 진정으로 죄를 뉘우친 것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간의 작품에서 주로 피해자에 포커스를 맞췄던 작가는 이번엔 가해자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심리를 묘사했다.

소미미디어. 364쪽. 1만4천800원.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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