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 비행기 탑승 거부 "우영우 열광 뒤 숨겨진 장애의 무게"

장슬기 기자 2022. 8. 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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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승객 탑승을 거부한 것에 대해 장애인 차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페이스북에 두컷짜리 만평을 올리며 "사람들은 우영우에게 환호를 보내고 공감하지만 우영우가 아닌 다른 장애인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차별과 배제를 받는 상황에 처하면 바로 장애인은 살 가치가 없는 상황인 것처럼 비난한다"며 "아무도 (탑승 거부당한) 장애인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관심을 가지고 마치 그 장애인이 안전을 위협하는 사람인양 몰아 세우기 바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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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자폐성 장애인 탑승 거부에 환불시 위약금 부과까지…장애인 차별 논란에 위약금 철회
전장연 "장애인이 짊어진 장애의 무게"…장애인부모연대 "해외엔 탑승시 차별 없도록 지침 있어"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대한항공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승객 탑승을 거부한 것에 대해 장애인 차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주인공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가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와 다른 현실에서 벌어진 차별의 한 사례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말 A씨는 자폐 장애가 있는 성인 아들과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기장의 요구로 이륙 전 내려야 했던 사례를 온라인을 통해 알렸다. A씨에 따르면 탑승 수속 때와 탑승 대기실에서도 아들의 장애 사실을 알렸는데 아들이 비행기 내에서 몇 차례 일어났다고 내리게 한 것이다. 게다가 환불 과정에서 총 440유로의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A씨는 “진짜 우영우 정도는 돼야 사회에 나오라는 거냐”라며 한탄했다.

▲ 전장연이 페이스북에 올린 만평

지난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페이스북에 두컷짜리 만평을 올리며 “사람들은 우영우에게 환호를 보내고 공감하지만 우영우가 아닌 다른 장애인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차별과 배제를 받는 상황에 처하면 바로 장애인은 살 가치가 없는 상황인 것처럼 비난한다”며 “아무도 (탑승 거부당한) 장애인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관심을 가지고 마치 그 장애인이 안전을 위협하는 사람인양 몰아 세우기 바빴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이 올린 만평에는 우영우가 “80년 전만 해도 자폐는 살 가치가 없는 병이었습니다. 80년 전 만 해도 저는 살 가치가 없는 사람이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과 “2022년 자폐성 장애인 승객 탑승 거부”를 나타낸 장면을 담았다.

전장연은 “우영우 3회에서는 80년 전 나치 독일 시절 있었던 T4를 언급하며 자폐는 살 가치가 없는 병이었던 시절을 언급하며 수백명의 사람들이 '의대생이 죽고 자폐인이 살면 국가적 손실'이라는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현실을 얘기한다”고 전했다.

전장연은 “우영우가 드라마에서 말한 한국의 장애인이 짊어진 '장애의 무게'”라며 “단지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장애인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어떤 것을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4일 논평에서 낯설고 비좁은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남성 승무원이 쫓아가 자폐성 장애인을 놀라게 한 대응 등을 문제 삼으며 “만약 승무원을 포함한 항공사 직원들이 자폐성 장애의 특성을 인지하고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했다면 장애인은 돌발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우영우 공식홈페이지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자폐성 장애인이 항공기를 탑승하고 여행할 때 차별을 받지 않도록 지침이나 매뉴얼을 만들어 정당한 편의를 제공한다”며 “안타깝게도 국내엔 이와 같은 자폐성 장애인의 지원을 포함한 포괄적 지침이나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우영우에 열광하고 현실 속 우영우를 찾기 이전에 모든 자폐성 장애인이 우영우처럼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을 만들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논란이 커지면서 대한항공은 위약금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라면서도 “승객 안전 등의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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