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다누리 잇단 희소식에..정부, 항공·우주산업 '세제지원' 대폭 확대 검토

세종=전준범 기자 2022. 8. 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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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누리호 발사 이어 8월 다누리도 달 향해 출발
기재부·과기부, 항공·우주 국가전략기술 지정 논의
미·중 우주군 창설 등 안보 측면 지원 필요성 부상
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 본격화도 세제 혜택 요구
윤석열 대통령이 7월 6일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열린 우주경제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누리호 연구진, 산업체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산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올해 6월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이달 5일에는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가 우주를 향해 날아갔다. 우주 강국을 향한 우리나라의 잇따른 낭보에 정부도 항공·우주 분야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재 항공·우주는 국가전략기술보다 세제 혜택이 적은 신성장·원천기술에 포함돼 있다.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8월 4일(현지시각) 오후 7시 8분(한국시각 8월 5일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 연합뉴스

◇ 장기간 대규모 자금 투자 필요한 항공·우주 R&D

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는 항공·우주를 국가전략기술에 넣는 것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항공·우주가 ‘국가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육성이 필요한 기술’이라는 국가전략기술 지원 조건에 꽤 부합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아직은 검토 단계일 뿐 확정된 건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첫 번째 달 탐사선인 다누리는 이날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우주발사체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이륙 40분 후인 8시 48분쯤 팰컨9과 완전히 분리된 다누리는 자체 비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누리가 내년 1월 1일 임무 궤도에 무사히 안착한다면 한국은 러시아·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인도에 이어 7번째로 달 탐사국 지위를 얻는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 21일 독자 기술로 만든 누리호 발사에도 성공한 바 있다.

현재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된 기술은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3대 분야뿐이다. 항공·우주는 미래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바이오헬스 등과 함께 신성장·원천기술에 속해 있다. 대기업 기준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 공제율은 신성장·원천기술 20~30%, 국가전략기술 30~40%다. 시설투자에 관한 세액 공제율은 신성장·원천기술 3~6%, 국가전략기술 8~12%(2022년 세제 개편안 기준)다. R&D·시설투자 모두 국가전략기술의 세제 혜택이 크다.

과기부는 오랜 기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R&D형 전략 산업인 항공·우주의 특성을 기재부에 적극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항공우주청 설립이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만큼 정부 지원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당국 관점에서는 적정 세수와 재정 건전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제 지원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자들이 다누리 발사 전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미·중, 우주서도 패권 격돌…민간 중심 ‘뉴 스페이스’ 본격화

항공·우주의 국가전략기술 지정에 힘이 실리는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우주 패권 다툼이 깔렸다. 미국은 1993년 폐지했던 국가우주위원회(NSC·National Space Council)를 트럼프 행정부 시절이던 2017년 6월 다시 만들었다. 또 2011년 이후 중단된 유인 달 탐사도 재추진했다. 2019년에는 우주군까지 창설했다.

중국은 2015년 국방백서부터 우주 작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사이버·우주·전자전 기능을 통합한 합동 부대를 창설했고, 위성 발사와 항법·통신위성을 운영하는 전략지원부대도 운영 중이다. 2006년과 2017년에는 로켓으로 위성을 파괴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또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30기 이상의 정찰 위성을 운용하면서 각종 정보를 수집한다.

미·중의 우주 패권 경쟁뿐 아니라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사실도 한국 정부를 고민하게 하는 지점이다. 과거 발사체와 위성 정도에 머물던 우주 산업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 등 신기술을 만나면서 우주 인터넷, 우주여행, 우주 광물 탐사 등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스페이스X·블루오리진·버진갤럭틱 등 기존 우주 기업과 구글·제너럴모터스(GM) 등 비(非)우주 기업이 앞다퉈 우주에 먹거리를 찾는 배경이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우주 산업 규모가 2018년 3500억달러(약 434조원)에서 2040년 1조1000억달러(약 1365조원)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기술 수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우주발사체 개발·운용 기술은 미국의 60% 수준이다. 기술력 격차는 18년가량 벌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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