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사 훈련 18분 전에 기습 통보.. 항공사·승객 속수무책

김우영 기자 2022. 8. 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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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으로 국내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지난달에도 중국의 군사 훈련으로 인천~유럽 항공편이 19시간씩 지연돼 승객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군사 훈련 일정이 시작되기 18분 전에 우리 측에 통보하는 경우도 있어 국내 항공사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7일까지 대만 주변 6개 지역에서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 훈련을 전개하면서 안전 문제에 따라 운항 일정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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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유럽~한국 항공편 대거 연착.. 대만 훈련은 2일 전 통보
항공업계 "갑작스러운 통보에 대응 어려워"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으로 국내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지난달에도 중국의 군사 훈련으로 인천~유럽 항공편이 19시간씩 지연돼 승객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군사 훈련 일정이 시작되기 18분 전에 우리 측에 통보하는 경우도 있어 국내 항공사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과 오는 6일 인천~대만 타이베이 왕복 항공편을 결항시켰다. 중국이 7일까지 대만 주변 6개 지역에서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 훈련을 전개하면서 안전 문제에 따라 운항 일정을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대만 항공편도 같은 이유로 결항된 상태다. 해당 항공편을 예매한 승객들은 훈련 마지막 날인 7일로 비행 일정을 미루거나 예매를 취소해야 했다.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성 대만 포위 훈련을 시작한 지난 4일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속 부대가 장거리 실사격 훈련 도중 공개되지 않은 모처에서 발사체를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에도 중국의 군사 훈련으로 항공편 운영이 차질을 빚었다. 중국군이 내륙 지역에서 진행한 군사 훈련에 ‘란저우 항로’가 포함된 것이다. 란저우 항로는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를 통과하는 항로가 막히면서 우리나라와 유럽을 잇는 유일한 최단거리 노선이다. 당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출발해 인천 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출발이 17시간 지연됐다. 프랑스에서 귀국하려던 대한항공 항공편 역시 19시간 지체됐다.

중국은 군사 훈련 일정을 항공사들에 예고없이 통보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항공기들이 오가는 주요 항로에 군사 훈련이 있을 경우 해당 국가의 관제 당국은 항공사들에 ‘노탐’(NOTAM·NoticeTo Airmen)이라는 항공고시보를 전달한다.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면 통상 최소 일주일 전에 알린다. 항공사들이 운항 일정을 조정하고 승객들에게 안내할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해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국은 군사 훈련 일정이 시작되기 직전에 노탐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란저우 항로 인근에서 벌인 군사 훈련의 경우, 훈련 시작 18분 전에 우리 측에 통보했다. 이번 대만 포위 군사 훈련도 중국은 훈련 이틀 전인 8월 2일 오후 3시에 우리 측에 노탐을 보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통합관리체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3개월 동안 란저우 항로에 총 19번의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했는데, 일주일 전에 알린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대부분 하루나 이틀 전에 통보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처럼 1~2일 전에 운항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노탐을 내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지난 5월부터 노탐(NOTAM)을 통해 란저우 지역에 설정한 위험 구역이 표시된 모습.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주요 항로가 이 지역을 통과한다. /항공정보통합관리 홈페이지 캡처.

한국 정부는 지난달 21일 란저우 항로 사태를 문제 삼아 중국 측에 국제 기준에 맞춰 최소 일주일 전에 노탐을 보내라고 요청했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잘 조치하겠다”는 회신을 보냈다고 한다. 다만 긴급 상황의 경우 일주일 전에 노탐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 조항이 있어, 중국이 이를 핑계로 군사 훈련을 또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이 떠안게 된다. 군사 훈련 영향으로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되면 항공사의 과실이 아니기 때문에 보상을 받을 수 없다. 항공사들은 수수료 없이 항공권을 환불해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앞으로 문제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이 군사 훈련을 더 확대할 수 있어서다. 대만 인근 해역서 대재적인 훈련을 다시 전개할 가능성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유럽과 동남아에 가려면 중국을 통과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들어 중국의 갑작스러운 군사 훈련이 늘면서 또다시 항공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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