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병원 화재 4층서만 5명 사망..숨진 간호사, 환자 지키다 못나간듯

신장투석 환자 등 5명 사망, 44명 중·경상

5일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10시 17분쯤 신장투석 전문병원이 입주해 있는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4층 건물인 학산빌딩에서 불이 났다. 3층에서 발생한 불길은 4층으로 번지지 않았으나 4층에 있던 투석전문병원 환자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는 바람에 사망자 5명이 나왔다. 또 중상 3명, 연기 흡입 등 경상 41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로 인한 피해는 4층 신장투석 전문병원에서 주로 발생했다. 사망자 5명 가운데 4명은 투석을 받던 환자이고, 1명은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사인은 모두 연기흡입 때문으로 알려졌다.

환자 사망자 4명의 나이는 80대 2명, 60·70대 각 1명으로 나타났다. 또 사망한 간호사는 50대 여성으로 대피할 시간이 있었으나 투석을 진행중인 환자를 보호하느라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재 당시 4층 병원에는 환자 33명, 의료진 13명 등 모두 46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오전 10시 31분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등 장비 40대와 소방관 등 110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서는 한편 인명 구조 활동을 벌였다. 이어 오전 10시 55분에는 큰 불길을 잡은데 이어 11시29분 완전히 진화했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현장 브리핑에서 “불은 3층 스크린골프장 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나 불길이 4층으로 번지지는 않았다”며 “연기가 통로를 타고 서서히 4층으로 올라와 내부에 차올랐지만 거동이 불편한 투석을 받던 환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미처 대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이 난 건물은 4층으로 1층은 음식점과 사무실, 2·3층은 한의원·사무실과 스크린골프장, 4층은 투석전문병원이 입주해 있다. 불이 처음 발생한 스크린골프장은 최근 영업을 중단한 상태로, 이날 철거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장 서장은 “목격자들이 3층 천장에서 처음 불이 났다고 말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콘센트에 꽂혀있는 전선릴(reel)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곧 현장 조사 등 화재 원인 규명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기남부경찰청도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70명으로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화재 원인 및 안전관리 전반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건물은 일반 철골조에 연면적 2585㎡ 규모로, 2004년 1월 사용 승인이 난 1종 근린생활시설이다.

5일 오전 10시 17분쯤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병원 건물에서 불이 나자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