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스러운 첫걸음"..달 탐사 5개월 여정 시작됐다

2022. 8. 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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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발사, 그 과정과 의미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 탑재 발사
12월 '달 전이궤도' 안착..과학측정 수행
2031년 신형 다누리호 달 착륙선 목표

“우리나라도 달에 간다니, 너무 자랑스럽다” “세계 7대 우주강국, 놀라운 일이다”.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 갈 한국형 달탐사선 ‘다누리(KPLO)’가 달을 향한 여정에 첫발을 내딛었다.

다누리는 5일(한국시간) 오전 8시08분께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를 지켜본 시민은 “감격스럽다”는 반응이다.

다누리가 달 궤도에 안착해 본격적인 관측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우리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달 탐사 성공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달 탐사 도전은 아시아권 경쟁국과 비교해 다소 늦은 편이지만 다누리 발사로 세계 7대 우주강국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일본은 지난 2007년 달 탐사위성 ‘셀레네(가구야)’를 발사했고, 이듬해에는 인도가 달 궤도선 ‘찬드라얀 1호’의 발사에 성공했다. 2019년 달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로 구성된 찬드라얀-2를 발사했지만 착륙에는 실패했다.

중국 역시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의 달 궤도선 발사에 이어 2013년 12월 ‘창어 3호’를 통해 착륙선 ‘위투(玉兎)’를 월면 위에 올려놓으며 달 착륙에 성공한 3번째 국가가 됐다. 또 2019년 ‘창어 4호’는 세계 최초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고 ‘창어 5호’는 달 샘플을 가지고 귀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달 탐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려는 목표는 바로 화성 등 심우주 탐사다. 본격적인 심우주 탐사에 나서기 전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중간 기착지가 바로 달 탐사다. 지구에 속한 위성인 달을 탐사하는 것은 심우주 탐사를 위한 첫걸음이자 기술력을 점검할, 최적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달 탐사 의미는 우리나라 인공위성 및 우주발사체시장 진출 등 중장기적으로 누릴 수 있는 이점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다누리는 가로 2.14m·세로 1.82m·높이 2.29m이며 중량은 678㎏이다. 달로 향하는 다누리는 기존 비행 방식이 아닌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 궤적에 진입할 예정이다.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는 약 38만4400㎞로, 일반적인 방식으로 비행하면 4~5일 정도 걸린다. 반면 다누리는 기존 경로와 달리 발사 후 약 넉 달 반 동안 156만㎞ 떨어진 심우주로 갔다가 달로 비행한다. BLT는 지구, 태양, 달 등 행성의 중력 특성을 이용해 적은 에너지로 달까지 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직접 전이 방식 등과 비교해 비행시간이 약 140일로 오래 걸리지만 연료 소모량을 약 25% 줄여 임무기간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누리에는 모두 6개의 탑재체가 실렸다. 국내에서 개발한 달 착륙선 착륙 후보지 탐색을 위한 고해상도 카메라(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 표면 입자 우주선 영향분석을 위한 광시야 편광 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달 자기장 측정기(경희대), 달 표면 자원탐사를 위한 감마선 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 인터넷 시험장비(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5개의 장비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섀도 카메라 등이다. 섀도 카메라는 달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해 얼음 상태의 물을 찾는 임무를 수행한다.

발사 후 달 전이 궤적에 진입하는 다누리는 태양전지판, 안테나 전개 등 정상 운영을 위한 작동 및 점검을 수행하고 약 4.5개월 동안 총 9회의 궤적 수정 기동을 수행해 달에 접근한 뒤 12월 16일에 달에 도착할 예정이다. 달 궤도에 도착한 다누리는 최종 임무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 5번의 궤도 진입 기동을 수행, 12월 31일 달 고도 100㎞ 원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1년간 달 상공 100㎞를 돌면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자기장, 감마선 측정 등),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 등 과학임무를 수행한다.

다누리의 달 전이 과정 및 달 궤도 임무 수행은 항우연 임무운영센터의 관제를 통해 이뤄진다. 임무운영센터는 경기 여주에 국내 최초로 구축한 심우주지상안테나와 NASA 심우주네트워크와 연동돼 있으며, 명령 전송과 상태 정보 수신, 임무계획 수립 및 궤도 결정, 기동계획 수립, 탑재체 데이터의 수신 및 배포 등을 수행하게 된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다누리가 발사체에서 분리된 후 달 전이 궤적에 진입하게 되면 그때부터 다누리의 자체 비행이 시작되는데 우리의 기술력이 집약된 만큼 달 전이 비행도 성공할 것”이라며 “다누리를 통해 우주 탐사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앞으로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누리 발사에 성공하면 이후 2031년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통해 달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 최종 목표다.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그동안 달 궤도선 개발과 관련해 기술적 어려움과 일정 지연 등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여기까지 왔다”며 “다누리 발사에 이어 오는 2031년 발사를 목표로 달 착륙선 초기 설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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