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최우선 기조 속 '中딜레마' 확인..정치권 '여진'

2022. 8. 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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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회의 1인자이자 의전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3시간 가량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일본으로 떠났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 직접 만나는 대신 전화 통화를 한 것을 두고 "상례에 어긋난 외교"라는 주장과 "신중한 외교"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별도 회동 없이 40분간 전화 통화만 한 것을 두고 여권과 보수진영에서조차 비판이 나올 정도로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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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방한기간 한미동맹-가치연대 힘실어
尹 대통령 회동 불발.."외교결례"-"신중외교"
대통령실 메시지 혼선에 '외교 신뢰도' 흠집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일본 도쿄도의 훗사시에 있는 요코타 공군기지에 도착해 오다와라 기요시 외무성 부대신(왼쪽)의 영접을 받고 있다. [연합]

미국의회의 1인자이자 의전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3시간 가량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일본으로 떠났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 직접 만나는 대신 전화 통화를 한 것을 두고 “상례에 어긋난 외교”라는 주장과 “신중한 외교”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지나치게 중국의 의중을 살핀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대중국 관계설정에 있어 한국정부의 딜레마를 보여 준 대표적인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일정 조율 과정에서 혼선을 빚은 대통령실의 메시지가 대내외 신뢰도를 하락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3~4일 채 24시간도 되지 않은 방한 기간, 윤 대통령과의 통화와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을 이어갔다, 펠로시 의장은 방한 기간 내내 한미동맹 강화와 가치연대 구축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펠로시 의장이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배포한 성명에서도 “의회 대표단은 서울에서 안보와 안정, 경제 성장과 민주적 거버넌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공동 약속과 소중한 (양국) 관계를 재확인했다”면서 “한미 양국은 강력한 유대를 공유하고 있는데 이는 안보와 함께 수십 년간의 따뜻한 우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과 회담, 윤 대통과 전화통화 등에서 중국이나 대만 문제는 언급이 없었다. 평화를 위한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필요성에 한국 측과 공감대를 이뤘고, 공고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양국 협력 필요성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별도 회동 없이 40분간 전화 통화만 한 것을 두고 여권과 보수진영에서조차 비판이 나올 정도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그간 혼란스러운 메시지와 오락가락 행보로 외교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난 3일 대통령실은 세차례나 말을 바꿨다. 당초 안 만난다‘고 했다가 회동 가능성 보도가 나오자 ’만남을 조율 중이다‘고 했고, 뒤늦게야 ’최종적으로 만남은 없다‘고 발표했다.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아마추어 국정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으로 만나지 않기로 한 것은 양측이 완벽히 양해됐던 사안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지만 통화 예고도 당일인 4일 오전에 급작스럽게 발표했다.

대통령실의 혼선이 중국과의 관계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과하게 의식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방한에 앞서 미 하원의장 자격으로 25년만에 대만을 찾아 미중갈등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간주하는 등 극렬하게 반발했고, 급기야 한시적 대만 봉쇄로 평가되는 고강도 군사 훈련과 경제제재에 나섰다.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반도체 공급망 동맹) 문제에 있어서도 조심스런 입장이다. ‘칩4’와 관련해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일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전화통화에서 ‘칩4’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칩4 동맹’ 표현은 지양하고 ‘반도체 협의’란 명칭을 사용했다. 그는 “그 때문에 중국과도 맞춤형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지속할 것이고,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들과의 반도체 협력 논의에도 참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형식과 내용은 차차 논의할 예정”이라며 “(칩4) 그것이 누가 누구를 배제하는 반도체 동맹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강문규 기자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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