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엔지켐생명과학 일부 지분 매도했지만 여전히 손실.. "LG엔솔로 번 돈 까먹어"

이인아 기자 2022. 8. 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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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엔지켐생명과학 주가가 무상증자 실시로 급등한 사이 KB증권이 보유한 지분 19% 중 7% 정도를 장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증권은 체결일 기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8일까지 총 94만3769주의 엔지켐생명과학 주식을 장내에서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이 엔지켐생명과학 주식을 매도한 시점은 최근 무상증자 이슈로 엮여 주가가 급등한 시기와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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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한 실권주 잔량 중 94만3769주 장내 처분
무상증자 실시로 주가 급등한 틈 대규모 정리 나서

최근 엔지켐생명과학 주가가 무상증자 실시로 급등한 사이 KB증권이 보유한 지분 19% 중 7% 정도를 장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이번 거래로 225억원 정도를 현금화했지만, 아직 대규모 손실이 남은 상황이다.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 2020.10.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증권은 체결일 기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8일까지 총 94만3769주의 엔지켐생명과학 주식을 장내에서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당 매도 가격은 2만3928원이다. 이번 매도로 KB증권은 현금 224억8900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KB증권이 보유한 엔지켐생명과학 지분율도 18.77%에서 11.90%로 낮아지면서 최대주주 자리도 내주게 됐다. 지난 2월 엔지켐생명과학이 실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KB증권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엔지켐생명과학은 530만주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는데, 전체 71.89%에 달하는 380만9958주가 실권주 처리되면서 KB증권이 모두 떠안았기 때문이다. 당시 인수 가격은 인수 수수료 10%를 상계해 한 주당 2만8620원이었다.

KB증권은 금산분리 조항으로 인해 엔지켐생명과학 지분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 처지였다. 금융산업구조조정에 관한 법률(금산법)은 은행 등 사유화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과 산업자본을 엄격하게 분리하도록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초 KB증권이 보유한 물량이 과도하게 많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의 정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적합한 매수자를 찾지 못해 무상증자 실시로 거래량이 터진 사이 장내에서 정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이 엔지켐생명과학 주식을 매도한 시점은 최근 무상증자 이슈로 엮여 주가가 급등한 시기와 일치한다.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지난달 4일 장중 1만485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같은 달 27일 보통주·전환우선주 한 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실시를 결정하면서 최고 2만6150원까지 급등했다. 그간 거래량이 없어 KB증권이 선뜻 지분을 정리하지 못했지만, 무상증자 테마로 엮여 주가가 급등하자 대거 정리한 셈이다.

KB증권은 이번 거래로 단순 계산해 45억원 가량을 손해본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167만1651주의 가격을 고려하면 대규모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KB증권 ECM본부에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관 맡아 200억원 가량 수수료를 챙기면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엔지켐생명과학으로 까먹었다”고 전했다.

한편 엔지켐생명과학은 유상증자 흥행 실패로 KB증권이 최대주주가 된 후 주주총회에서 이른바 ‘황금낙하산’ 규정을 추가한 바 있다. 지난 4월 주총에서는 ▲적대적 M&A로 판단되는 이사의 선임 및 해임 시 의결권 출석주주 80%, 발행주식 75% 이상 확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해임 시 각각 200억원, 100억원의 퇴직보상금 지급 등의 정관 변경을 포함했다. 의결권은 지난해 말 보유 기준이어서 올해 최대주주가 된 KB증권은 반대표도 던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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